영국 의사회, ´담배 마약과 똑 같다´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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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립의사회(RCP)는 8일 니코틴은 헤로인이나 코카인과 똑 같은 습관적 중독성을 지니고 있으며 따라서 흡연은 마약중독으로 규정되어야 마땅하다고 선언했다. 왕립의사회 담배자문위원회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흡연을 니코틴 중독으로 규정 하고 니코틴 중독을 헤로인이나 코카인 중독과 똑같이 취급하도록 촉구했다.

이 보고서는 정부당국은 금연을 위한 공격적인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담배를 끊고자 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담배통제기구를 설치, 담배에 들어가는 첨가물질의 수와 양을 제한하는 등 담배를 마약과 똑 같이 규제해야 하며 담배 제조업자들로 하여금 저타르 담배에 ´라이트(light)´나 ´마일드(mild)´같은 명칭을 붙이지 못하게 금지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촉구했다.

이 보고서는 또 보건당국은 담배를 끊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니코틴 껌과 니코틴 패치같은 니코틴 대체요법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영국의 전체적인 사망자 가운데 사망원인이 흡연과 관련된 사람이 5명중 한명꼴이라고 지적하고 정부는 우선 중립적인 전문가위원회를 설치, 니코틴 규제 방안을 논의해 그 결과를 보고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노동당정부는 지난해 금연에 관한 정책백서를 발표한이후 대대적인 금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목표는 1996년 현재 전체국민의 28%인 흡연인구를 2005년까지 26%, 2010년에는 24%로 줄이는 것이다.

한편 영국 연초제조업협회의 존 칼라일 대변인은 담배와 마약을 동일시하는 이 보고서는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하고 지난 20년동안 1천200만명이 담배를 끊었다면서 담배는 마약과는 달리 하루에도 수천명이 새로 피우기도 하고 끊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칼라일 대변인은 이 보고서는 새로운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으며 지금 까지 진행되고 있는 연구 결과를 단순히 종합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금연단체인 ´흡연-건강운동´의 클라브 베이츠 회장은 이 보고서의 결론에 환영을 표시하고 ´담배는 실질적이든 의학적이든 어느 의미에서 보나 마약´이라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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