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종사자들에게 ´테헤란밸리증후군´ 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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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테헤란로에 밀집해 있는 1천5백여 벤처기업의 종사자들에게 극심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신체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일명 ´테헤란밸리증후군´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테헤란로 한복판에 위치한 한나라한의원(원장.최병학 외)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 15일가지 이 병원 통증클리닉을 찾은 20-45세 131명(여성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일 밝혀졌다.

최박사팀이 이들의 증상(복수응답)을 분석한 결과 견갑통 등이 100명(76.3%)로 가장 많았으며 소화장애 60명(45.8%), 만성설사 38명(29%), 성기능장애(22.9%), 눈통증, 시력감퇴 27명(20.6%), 두통, 기억력감퇴 23명(17.5%)로 나타났다.

최박사는 이같은 증세가 컴퓨터를 오래 사용할 때 나타나는 VDT증후군과 비슷하지만 VDT증후군보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게 다르다며 주로 벤처기업 종사자들에게서 나타난다는 점에서 ´테헤란밸리증후군´이라고 명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또 테헤란밸리증후군의 특징으로 만성스트레스성 질환이 많이 나타난다는 점과 ▲불규칙한 식사와 과음 등으로 인한 만성 소화기질환 ▲VDT증후군 증상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성기능장애 ▲면역력 저하 등을 꼽았다.

의료진은 테헤란밸리증후군의 원인이 벤처기업 종사자들이 성공에 대한 강한 열정과 치열한 경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뿐아니라 생활리듬 및 식생활의 불규칙, 젊음을 과신하는데서 오는 건강소홀 등 생활환경에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최박사는 ´테헤란밸리증후군은 일종의 새로운 직업병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과 생활습관, 과음.과로 조심, 스트레스 해소방안 마련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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