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사망자 7060명, 中추월…영안실 넘치자 섬에 집단매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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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시 브롱크스 인근 해역에 있는 하트 섬에서 9일 개인방호장비를 착용한 인부들이 코로나19 사망자들의 시신이 담긴 관들을 파묻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뉴욕시 브롱크스 인근 해역에 있는 하트 섬에서 9일 개인방호장비를 착용한 인부들이 코로나19 사망자들의 시신이 담긴 관들을 파묻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뉴욕주 뉴욕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시신을 하트섬이라 불리는 외딴 섬에 임시로 집단 매장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욕주 사망자가 7060명을 넘어서면서 영안실 냉동저장시설 수용 능력이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간) AP통신은 이날 뉴욕 브롱크스 인근 해역에 있는 하트섬에서 인부들이 나무로 된 관을 매장하는 모습을 포착해 보도했다. 매장된 시신은 코로나19 사망자의 것으로 전해졌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숨진 이들을 매장하기 위해 추가로 인부들을 데려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40만9000㎡ 크기의 하트섬은 뉴욕시에서 숨진 노숙자나 무연고자 등의 공동묘지로 사용돼 왔다. 보통 일주일에 25구 정도의 시신이 묻혀 지금까지 100만 명이 매장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하며 하루 평균 25구가 묻히고 있다.

미국 뉴욕시의 하트섬에서 7일 굴착기와 덤프트럭이 구덩이를 파고 흙더미를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뉴욕시의 하트섬에서 7일 굴착기와 덤프트럭이 구덩이를 파고 흙더미를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뉴욕시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하자 하트섬을코로나19 임시 매장지로 사용하는 것을 검토해왔다. ‘냉동저장시설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을 경우 하트섬에 시신을 임시 매장할 수 있다’는 뉴욕시의 ‘유행성 독감 관련 매뉴얼’에 따른 것이다. 지난 7일에는 하트섬에서 굴착기가 구덩이를 파고, 흙더미를 엄프 트럭으로 옮기는 등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날 뉴욕시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는 중국을 추월했다. 주 단위가 아닌 도시 단위가 중국을 넘어선 건 처음이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이날 뉴욕주 확진자는 16만1827명, 사망자는 7060명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뉴욕시에서만 전날 하루동안 코로나19 확진자가 7521명 증가해 총 8만7725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하루새 518명늘어 총 4478명으로 집계돼 뉴욕주 확진자·사망자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는 중국 누적 확진자 8만2919명, 사망자 3340명를 넘어선 수치이기도 하다. 미국 내 총 확진자는 46만5750명, 총 사망자는 약 1만6600명으로 집계됐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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