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기 힘든 폐질환 하모니카 불기 큰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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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폐쇄성폐질환처럼 고통스러운 질환도 드물다.
가장 강력한 진통제인 마약으로도 숨쉬지 못하는 고통만은 달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폐기종, 만성기관지염 등으로 기관지가 좁아져 생긴다.
가장 큰 원인은 흡연. 기관지확장제 등 약물요법이 있지만 아주 좁아진 기관지를 다시 넓히기엔 역부족이다.

이들에게 낭보가 하나 있다.
하모니카로 호흡운동을 하여 횡격막근육을 강화시키면 숨 못 쉬는 고통을 상당히 줄일 수 있는 것. 미국 CNN은 최근 하루 1시간씩 하모니카로 폐재활요법을 실시하고 있는 데보라심폐센터를 소개했다.

이곳 카운셀러 조 코직씨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하모니카는 횡격막근육을 강화시킬 뿐 아니라 제대로 숨을 내쉬고 있는지도 하모니카 소리를 듣고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고 말했다.
음악 듣기나 악기연주를 좋아한다면 금상첨화라는 것.
하모니카가 어색하다면 가벼운 산책이나 자전거타기도 도움이 된다.

신촌세브란스병원 내과 김세규(金世珪) 교수는 "어떤 방법이든 만성폐쇄성폐질환자도 호흡운동을 해야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
많은 환자들이 숨이 차기 때문에 몸을 움직이길 꺼려 하지만 그럴수록 호흡근육은 약화돼 더욱 숨 차는 악순환을 밟기 때문이다.

집에서 간단한 기구를 만들 수도 있다.
병에 물을 넣고 빨대를 꽂은 뒤 빨대를 세게 불어주는 동작을 반복해도 훌륭한 호흡운동이 된다.
빨대를 불 때 생기는 기포의 양으로 운동량이 적절한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심호흡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입술을 오므린 상태에서 날숨을 길게 빼주는 것이 요령.

金교수는 "호흡운동을 한다고 해서 좁아진 기관지가 다시 넓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훨씬 숨은 덜 차다" 고 설명했다.
폐활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숨이 차서 헐떡거리거나 쌕쌕거리지는 않게 된다는 것이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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