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갱년기 장애에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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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과 함께 분비가 중단되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대신 콩식품이나 콩보충제를 먹으면 에스트로겐 결핍으로 인한 각종 갱년기장애를 차단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콩에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들어있으며 이것이 에스트로겐만큼의 효과는 내지못해도 장기간 섭취하면 얼굴이 화끈거리는 안면홍조(顔面紅潮)같은 갱년기장애를 차단할 수 있다고 미국의 NBC방송이 6일 보도했다.

폐경여성들은 에스트로겐을 투여하는 이른바 호르몬 대체요법으로 심장병, 골다공증, 기억력 저하 등 갱년기 질환들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호르몬 대체요법이 유방암 위험을 증가시키는 등 무시못할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에스트로겐 복용을 꺼리는 경우가 적지않다.

이때문에 과학자들은 에스트로겐을 대체할 수 있으면서 부작용이 없는 다른 물질들을 찾고 있으며 그중에서 콩과 합성에스트로겐(SERM)이 유망한 대체물질로 떠오르고 있다고 NBC방송은 말했다.

웨이크 포리스트대학 의과대학의 그레그 버크 박사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들어있는 콩단백질 식품이 호르몬요법을 대체할 수 있을만큼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버크 박사는 일단의 폐경여성들에게 식물성 에스트로겐 함유량을 달리하여 콩단백질 셰이크를 장기간 마시게 한 결과 호르몬요법 효과만큼은 못되지만 안면홍조, 과민반응, 수면장애 등 일부 갱년기증상들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매릴린 리드라는 폐경여성은 콩단백질 셰이크를 하루 한잔씩 1년이상 마신 결과 하루에는 40번씩이나 나타나던 안면홍조가 하루 한번으로 줄거나 아예 나타나지않는 날도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특히 콩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주로 먹는 일본 여성들이 미국여성들보다 폐경기에 안면홍조가 덜 나타난다는 사실도 지적됐다.

과학자들은 콩이 보다 심각한 갱년기질환인 심장병, 유방암,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한편 호르몬요법을 대체할 수 있는 SERM 중에서 가장 유망한 약은 현재 골다공증 치료제로 쓰이고 있는 랄록시펜(상품명 에비스타)이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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