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 진단시약 국내 최초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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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진이 말라리아 진단시약을 개발했다.

고려대 안산병원 임채승(임상병리과) 교수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개발사업을 통해 녹십자(대표 허영섭)와 공동으로 말라리아 진단시약 개발에 성공, 상품화를 추진 중이라고 3일 밝혔다.

말라리아 진단시약 개발은 최근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는 말라리아의 감염여부를 단시간에 대량진단하는 것이 가능해져 방역 및 혈액수급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개발한 진단시약은 말라리아 감염시 인체 내에서 생성되는 세가지 항원물질(MSP, CSP, DBP)을 유전자 재조합으로 만들어 환자의 혈액과 반응시킬 때 일어나는 항원항체반응을 통해 감염여부를 진단하는 것이다.

임교수는 ´이 진단시약은 현재 미국(Optimal, Flow사)과 호주(ICT, Armrad사)에서 개발된 항원검출방법이 아닌 항체검출방법으로 말라리아 잠복기에도 진단이 가능해 말라리아 방역 및 역학조사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진단의 정확도도 평균 80%정도로 말라리아 원충수에 따라 감도가 달라지는말라리아의 특성과 외국제품의 60-70%와 비교할 때 매우 높은 편이다.

말라리아는 60년대까지 ´학질´이란 이름으로 우리나라에서 많이 발생하다가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92년부터 휴전선 인근 부대에서 재발견된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98년도에는 환자가 3천932명에 달했다.

군부대의 말라리아 발생으로 국내 헌혈의 70%이상을 차지하는 군과 학생 등 단체헌혈이 큰 타격을 받아 국내 혈액수급에 큰 차질을 빚어졌으며 98년에는 18만8천786ℓ의 혈액을 외국에서 수입하는데 1천350만 달러의 외화가 지출됐다.

임교수는 ´말라리아 위험지역은 3년간 헌혈이 금지되는데 현재는 환자 혈액을 현미경으로 관찰, 말라리아 원충을 찾는 방식으로 감염을 검사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필요하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며 ´새로 개발된 진단시약은 검사에 3분 정도 밖에 안걸려 대량 검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임교수는 말라리아 유전자 특허를 출원해 놓은 상태이며 (주)녹십자와 상용화에 착수, 이미 시제품을 개발했고 상품특허도 낼 예정이다.

㈜녹십자 조 민 이사는 ´진단시약은 대량검사에 유용한 효소면역학측정법(ELISA방식)과 낱개로 간단하게 3분 이내에 감염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법(Dipstick방식) 두 가지로 이미 시제품을 개발, 상품특허를 출원할 예정이며 내년 초부터 시판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교수와 녹십자 연구팀은 세계적으로 해마다 5억명이 감염되고 200만명 이상이 숨지는 말라리아의 확산을 막기 위해 세계시장을 겨냥한 열대열 말라리아 진단 시약도 곧 개발할 예정이며 이를 토대로 백신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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