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없는 획기적 진통제 개발

중앙일보

입력

암환자 등에게 나타나는 만성통증을 마약성 부작용없이 소멸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스마트 폭탄´형(型) 진통제가 개발됐다.

미국 미네소타대학 신경학 교수 마이클 니콜스 박사는 만성통증을 일으키는 특정신경원(神經元) 집단을 알아내 다른 신경원들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않고 문제의 신경원들만 죽일 수 있는 `분자 미사일´ 형태의 진통제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니콜스 박사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이 새로운 진통제는 P물질이라고 불리는 신경전달물질에 사포린이라는 신경독소를 화학적으로 첨가한 것으로 이를 투입하면 만성통증을 일으키는 신경원만을 찾아 공격하게 된다고 밝혔다.

니콜스 박사는 이 진통제의 효과는 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서만 확인됐지만 언젠가는 암이나 기타 질병에 의한 만성통증을 진정시키는데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니콜스 박사는 만성통증은 척수의 전체신경원중 2%도 안되는 곳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이 신경원들만 차단하면 부작용없이 만성통증을 가라앉힐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어 그는 P물질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만성통증을 일으키는 신경원들과만 교신하고 다른 신경원들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 P물질을 분리한뒤 여기에 사포린이라는 신경독소를 화학적으로 첨가해 `스마트 폭탄´을 만들었다.

효과를 실험하기 위해 다리신경들을 묶어 암환자들이 겪는 것과 비슷한 만성통증을 유발시킨 쥐들의 척수에 이를 투입했다.

45일후 표준통증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이 쥐들은 만성통증이 완전히 사라졌음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다른 자극에 대해서는 완벽한 반응을 나타내 일반적인 통증감각은 정상임을 알 수 있었다.

200일후에 다시 통증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만성통증은 여전히 없었다. 이는 만성통증이 영구히 소멸됐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니콜스 박사는 지적했다.

니콜스 박사는 이 `스마트 폭탄´은 P물질 수용체를 가지고 있는 신경원들에 들어가 폭탄속에 들어있는 신경독소가 세포를 죽게만든다고 설명했다.

니콜스 박사는 이 새로운 진통제를 사람에게 실험하기에 앞서 원숭이같은 고등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을 먼저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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