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지적 이틀만에...1·5 숫자 뺀 민주당·시민당 유세버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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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란성(一卵性)이었던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의 ‘쌍둥이 유세버스’가 5일 이란성(二卵性)으로 바뀌었다.

더불어민주당의 바뀐 유세버스. [사진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의 바뀐 유세버스. [사진 더불어민주당]

민주당과 시민당은 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2일 외관 정당명을 제외한 외관 색·문구·숫자가 동일한 두 대의 유세버스를 공개했다. 시민당이 민주당의 유일한 비례정당이란 것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였다.

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3일 이를 공직선거법 90조 위반으로 보고 즉시 시정을 요구했다. 선거일인 ‘4·15’의 ‘1’(민주당 기호)과 ‘5’(시민당 기호)를 노란색으로 부각한 게 문제였다. 선관위 관계자는 “정당 차량에 기호를 표시한 것은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시설물을 설치할 수 없도록 한 법 조항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시민당의 바뀐 유세버스. [사진 더불어시민당]

더불어시민당의 바뀐 유세버스. [사진 더불어시민당]

이에 민주당과 시민당은 이날 각 당의 새 유세버스 외관을 공개했다. 색상은 기존 쌍둥이 유세버스와 동일하지만, 각 당의 기호로 해석될 수 있는 숫자가 사라지고 문구도 다소 차별화했다. 민주당은 버스 좌·우측에 새긴 ‘더불어민주당’ 위에 ‘국민을 지키는’이라는 수식어를 넣었다. 시민당은 버스 우측의 ‘국민을 지키는’이라는 문구를 ‘국민을 지킵니다!’라고 바꿨고, 좌측에는 ‘문재인 정부와 함께하는’이라는 수식어를 넣었다.

앞서 두 당은 중앙선관위가 쌍둥이 유세버스 운행에 제동을 건 데 대해 “두 당의 연대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선관위는 비례한국당 명칭 사용은 불허하더니 하루 만에 미래한국당 명칭은 허용해 위성정당 출현의 길을 열어줬다. 변칙은 허용하고 표현만 제한하는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혼란만 커지고 있다”(민주당 강훈식, 시민당 제윤경 수석대변인)고 반발했다.

지난 2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 주차된 더불어민주당 유세버스(위)와 더불어시민당 유세버스 모습. [연합뉴스]

지난 2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 주차된 더불어민주당 유세버스(위)와 더불어시민당 유세버스 모습. [연합뉴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도 지난 3일 민주당·시민당 합동 선거대책회의에서 “중앙선관위가 선거운동을 하는 정당과 후보자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윤 총장은 “중앙선관위 입장이 정 그렇다면 저희가 그 지도를 어겨가면서까지 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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