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식품에 전이지방 표시 의무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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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들은 앞으로 식품을 살 때 지방중에서는 가장 건 강에 나쁜 종류이면서도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전이지방(轉移脂肪)이 함유되어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있게 된다.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2일 모든 식품에 대해 전이지방 함유 여부와 함량 표시를 의무화한다고 발표하고 이 새로운 규정은 90일간의 과도기간을 거처 시행한다고 밝혔다.

도넛과 프렌치 프라이에 맛을 내게 해 주는 전이지방은 건강에 좋지않은 것으로 알려진 포화지방보다 더 나쁜 지방이라고 영양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지금까지 이러한 전이지방이 식품속에 얼마나 들어있는지를 알 길이 없었다.

FDA의 새로운 규정에 의하면 식품회사들은 전이지방이 들어있는 식품에 별(*) 표시를 하고 한번 먹을 때 몇g의 전이지방을 섭취하게 되는지를 밝혀야 한다. 또 포 화지방을 나타날 때는 포화지방에 얼마만큼의 전이지방이 첨가되었는지도 표시해야 한다.

FDA의 이와같은 조치는 전이지방이 동맥을 협착시킬 위험이 가장 크다는 확실한 증거가 과학자들의 연구결과 나타난데 따라 취해진 것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이지방은 심장병의 원인이 되는 ´악성´ 콜레스테롤 저밀도지단백(LDL)을 증가시키는 반면 심장건강에 도움이 되는 ´양성´ 콜레스테롤 고밀도지단백(HDL)을 감소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제인 헤니 FDA국장은 ´식품에 전이지방에 관한 정보를 표시하게 함으로써 소비자들이 관상동맥 협착에 의한 심장병 위험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전형적인 식단에서 전이지방은 전체 칼로리의 약10%를 차지하고 있다. 전이지방이 들어있는 대표적인 식품은 딱딱한 막대 마가린이며 크래커, 케이크, 과자, 깊게 튀긴 간이식품에도 전이지방이 숨겨져 있다. 빵에 발라먹는 마가린에는 거의 들어있지 않다.

지금까지 소비자들이 식품 표지를 보고 전이지방이 들어있는지를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수소첨가´라는 성분표시가 있는지를 주의깊게 찾아보는 것이다. 전이지방의 원천은 대개 부분적으로 수소처리된 식물기름이기 때문이다.

이 식물기름은 변패를 막고 맛을 오래동안 유지시키기 위해 수소를 첨가해 딱딱한 고체로 만들어 쓴다. 따라서 마가린은 딱딱한 것일수록 전이지방이 많이 들어있다.(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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