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관여 의혹 핵심 관련자로, 수사 도중 숨진 수사관 A씨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해독해 파장이 예상된다. 해당 휴대전화에 관련 증거가 담겼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검찰, 윗선과 문자 등 증거물 조사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는 최근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출신 검찰 수사관 A씨가 쓰던 아이폰의 비밀번호를 해독해 잠금 상태를 해제했다. 그가 지난해 12월 초 검찰 조사를 앞두고 돌연 숨진 지 약 4개월 만이다.
검찰은 2018년 지방선거에 앞서 당시 A씨의 상관이었던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송철호 현 울산시장 측근으로부터 경쟁자인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관련 비리 제보를 받은 뒤 경찰에 내려보내 수사하도록 했다고 결론 내고 관련자들을 무더기 기소한 상태다. A씨는 2017년 말 울산을 방문해 울산경찰청 수사 상황을 직접 챙겼다는 의혹을 받았다.
검찰은 이 휴대전화가 백 전 비서관 등 청와대 ‘윗선’과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이나 보고서 등을 담고 있는 핵심 물증이 될 수 있다고 본다. A씨 사망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 서초경찰서를 압수수색해 휴대전화를 확보한 것도 이 때문이다.
휴대전화 비밀번호 해독에 4개월이나 걸린 건 해당 휴대전화가 풀기 어려운 아이폰X 기종이라서다. 이 휴대전화는 6자리 숫자 비밀번호로 잠금을 풀게 돼 있는데 숫자만 사용해도 100만개, 영어 알파벳까지 쓰면 560억개가 넘는 경우의 수가 생긴다. 검찰은 이스라엘 정보보안 업체 ‘셀레브라이트’의 포렌식 장비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