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선거개입’ 숨진 수사관 아이폰 잠금 풀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검찰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관여 의혹 핵심 관련자로, 수사 도중 숨진 수사관 A씨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해독해 파장이 예상된다. 해당 휴대전화에 관련 증거가 담겼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검찰, 윗선과 문자 등 증거물 조사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는 최근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출신 검찰 수사관 A씨가 쓰던 아이폰의 비밀번호를 해독해 잠금 상태를 해제했다. 그가 지난해 12월 초 검찰 조사를 앞두고 돌연 숨진 지 약 4개월 만이다.

검찰은 2018년 지방선거에 앞서 당시 A씨의 상관이었던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송철호 현 울산시장 측근으로부터 경쟁자인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관련 비리 제보를 받은 뒤 경찰에 내려보내 수사하도록 했다고 결론 내고 관련자들을 무더기 기소한 상태다. A씨는 2017년 말 울산을 방문해 울산경찰청 수사 상황을 직접 챙겼다는 의혹을 받았다.

검찰은 이 휴대전화가 백 전 비서관 등 청와대 ‘윗선’과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이나 보고서 등을 담고 있는 핵심 물증이 될 수 있다고 본다. A씨 사망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 서초경찰서를 압수수색해 휴대전화를 확보한 것도 이 때문이다.

휴대전화 비밀번호 해독에 4개월이나 걸린 건 해당 휴대전화가 풀기 어려운 아이폰X 기종이라서다. 이 휴대전화는 6자리 숫자 비밀번호로 잠금을 풀게 돼 있는데 숫자만 사용해도 100만개, 영어 알파벳까지 쓰면 560억개가 넘는 경우의 수가 생긴다. 검찰은 이스라엘 정보보안 업체 ‘셀레브라이트’의 포렌식 장비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