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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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에서는 음주로 인한 딸기코를 주사비, 음주가 원인이 되지 않고서 발생한 딸기코를 폐풍창(肺風瘡)이라고 부른다. [동의보감]에서는 이를 통틀어 ´비사´라 하고 그 붉은 색깔은 혈분(血分)의 열이 폐경(肺經)으로 들어가 오랫동안 울체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하였다.

원래 폐(폐)라는 장기는 한(寒)과 열(熱)을 모두 꺼린다. 따라서 열주(熱酒)를 즐겨 마시면 폐가 상하여 울열(鬱熱)현상이 일어나는 것이 당연하며, 이 울열현상은 페의 통로인 코에 적색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 붉은 색깔은 추운 곳에서 자흑색으로 변하기도 하며 심하면 코끈이 부풀어 올라 잘 익은 딸기와 같은 형상으로 변한다.

서양의학에서는 피지선의 지방분비가 왕성한 지루성 체질인 사람에게 딸기코가 쉽게 생긴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피지선이 모여 있는 코끝에 지방분비가 과다해져 염증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코끝의 모세혈관은 유달리 쉽게 확장되며 한번 확장된 혈관은 원래되로 회복하기가 어려운데 이 때문에 코끝이 붉어진 채로 남아 있게 된다.

증상의 경중에 따라 코끝이 약간 붉은 정도를 제 1기, 그보다 증상이 심해져 좁쌀모양의 빨간 부스럼이 코끝이나 콧방울 근처에 돋아나면 제 2기, 코끝의 모양까지 일그러져 혹처럼 부풀어 오르는 상태를 제 3기로 나누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딸기코의 원인을 혈분의 열이 페경에 울체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므로, 치료도 혈열(血熱)을 제거하는 동시에 폐의 울열을 해소시키는 청혈사물탕을 비롯한 청폐양혈(淸肺凉血)의 효능을 가진 처방들을 활용한다.

또 유황산(硫黃散)과 같이 잠자기 전에 도포한 후 다음날 아침에 제거하는 일종의 코팩요법도 효과적이다.
일상생활에서 음주자는 반드시 금주해야 하며, 그 밖의 환자들도 향신료를 비롯한 모세혈관을 자극하는 음식이나 지방, 당분이 많은 음식을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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