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요법으로 살찐 쥐 말리는데 성공

중앙일보

입력

유전자요법으로 뚱뚱한 쥐의 식욕을 억제시켜 살을 빼게 하는데 성공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플로리다대학 과학자들은 최근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유전자학회 연례회의에서 인간의 체내에 존재하고 있는 두가지 식욕억제화합물인 렙틴과 섬모신경친화성인자(CNTF: Ciliary Neurotrophic Factor)의 생성을 증가시킨 결과 쥐들의 식욕이 떨어져 체중이 내렸다는 내용의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렙틴은 지방세포에 의해 생성되는 단백질로서 식욕을 억제하고 에너지소모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 렙틴은 뇌에 신호를 보내 식욕제어신호의 분비에 영향을 준다. 뇌에서 분비되는 식욕제어신호에는 식욕을 자극하는 화학물질인 신경펩티드 Y(Neuropeptide Y)도 포함돼 있다.

사티아 칼라 플로리다대 의대 신경과학과 교수는 ´이 연구개념은 체내의 렙틴생성을 증가시켜 신경펩티드 Y와 다른 식욕자극신호의 생성을 막을 수 있다면 체중을 조절하는 게 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렙틴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뚱뚱한 쥐에게 렙틴생성단백질을 아데노관련 바이러스에 넣어 주사로 주입시켰다. 이 유전자들이 쥐의 몸안에서 렙틴수치를 증가시키기 시작한 3주후 쥐의 체중이 내리는 결과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렙틴에 내성을 갖고있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다른 식욕억제단백질인 CNTF로 다시 시험을 했다. 이 단백질은 세포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세포에 CNTF 분비신호를 계속 보내도록 CNTF의 유전자를 조작해 쥐에 투여했다. 이 유전자의 체내 운반체로는 역시 아데노관련 바이러스가 사용됐다. 6주가 지나자 렙틴을 투여했던 쥐들과 비슷한 식욕부진과 체중감소 현상이 나타났으며 6개월의 관찰기간동안 아무런 부작용도 없었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요법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 인간에게 적용하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리겠지만 언젠가는 주사 한대로 비만을 치료할 수 있다는 전망을 보여 준 연구결과라고 자평했다.

김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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