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추월한 '죽음의 속도'…伊 이틀새 700명 사망, 묘지도 폐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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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이탈리아 로마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응급센터에 확진자가 이송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16일 이탈리아 로마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응급센터에 확진자가 이송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이탈리아의 사망자가 하루에 300명 이상 발생하면서 치사율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이웃 유럽국가 스페인은 한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4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나라가 됐다. 이에 따라 유럽 각국은 사실상 국경을 봉쇄에 가까운 조치를 내놓으며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伊 이틀 동안 700여명 사망, 묘지 폐쇄 

16일(현지시간) 로컬이탈리아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이탈리아의 확진자 수는 2만7980명, 사망자 수는 2158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날 하루 사망자가 349명 발생하면서 15일 36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뒤 이틀 연속 300명대의 사망자가 나왔다.

코로나19 유럽지역 확산추이 비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코로나19 유럽지역 확산추이 비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신종 코로나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도 집중 발병 시기에 하루 최대 사망자가 300명을 넘은 적은 없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에서는 지난 12일 사망자가 1000명을 넘은 뒤 5일 만에 1000명의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하는 최악의 상황이 빚어졌다. 이로 인해 이탈리아의 신종 코로나 치사율은 7.7%를 기록, 중국 및 세계보건기구(WHO) 추산치 3.4%의 두배에 육박했다.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베르가모의 한 묘지에 신종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의 시신이 도착했다. [AP=연합뉴스]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베르가모의 한 묘지에 신종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의 시신이 도착했다. [AP=연합뉴스]

사망자가 급증함에 따라 이들에 대한 죽음의 예를 다하지 못하는 상황이 빈발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지적했다. NYT는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의 도시 베르가모에서는 세계 2차대전 이후 최초로 묘지를 폐쇄했다"며 "계속해서 발생하는 사망자를 더이상 수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인근 교회의 사제 마르코 베르가멜리는 NYT에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제 시신이 담긴 관들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른다"며 "매일 수백명이 사망하고, 시신 화장에도 1시간 이상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NYT는 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의 가장 비극적 장면이 발생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스페인 확진 9942명, 한국 추월 

유럽 내에서 두 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스페인의 경우 이날 기준 9942명의 누적 확진자가 나와 한국(8236명)을 추월했다. 이에 따라 스페인은 세계 네 번째 신종 코로나 확산국이 됐다. 스페인 정부는 앞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동제한령을 내리는 등 적극적으로 바이러스 확산 저지에 나섰지만, 아직 이렇다 할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1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의 응원에 화답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AP=연합뉴스]

1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의 응원에 화답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AP=연합뉴스]

프랑스 당국도 이날 6650명의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전 국민에 대한 이동제한령을 추가로 선포했다. 앞서 프랑스 정부는 전국에 대한 휴교령 및 휴업령을 내렸지만, 시민들의 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 효과를 보지 못하자 이같은 조치를 결정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한편, 유럽의 국가별 누적 확진자 수는 ▷이탈리아 2만7980명 ▷스페인 9942명 ▷독일 7272명 ▷프랑스 6650명 ▷스위스 2200명 ▷영국 1551명  ▷네덜란드 1414명 ▷노르웨이 1333명 ▷벨기에 1158명 ▷스웨덴 1103명▷오스트리아 1018명 ▷덴마크 932명 등이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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