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26%가 고혈압´ -서울대 오병희교수팀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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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은 건강수준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 우리 나라 사람 3명 중 1명은 뇌졸중과 심장질환으로 사망하는데 이의 가장 큰 위험요인이 바로 고혈압이다.

뇌졸중의 80%가 고혈압이 근본 원인. 고혈압이 있으면 관상동맥질환과 같은 심장병도 6배나 많이 발생한다.

그런데도 키나 몸무게의 변화엔 예민하면서도 혈압은 무관심하게 지나쳐 평소 자신의 혈압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최근 서울대병원 내과 오병희 (吳秉熙) 교수팀이 전국 농.어촌지역 성인 남녀 5천5백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0세 이상 성인의 25.9%가 고혈압이며 이들 환자의 29.1%만이 약물복용 등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도시지역 주민들이 제외되긴 했지만 최근 개정된 미 국립보건원의 고혈압 기준을 적용한 최초의 전국조사인데다 1주일 간격으로 2회 이상 혈압을 측정해 신뢰도가 매우 많은 조사결과란 점에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吳교수는 "미국의 경우 고혈압이며 고혈압 환자의 54%가 약물치료를 받는다" 며 "우리 나라에선 환자가 많기도 하지만 제대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가 적은 것이 정말 큰 문제" 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치료를 받지 않는 고혈압 환자가 많은 이유는 증상이 없기 때문. 이종구심장클리닉 이종구 (李鍾九) 박사는 "많은 사람들이 혈압이 높으면 두통이나 현기증이 생기고 얼굴이 붉어지며 가슴이 뛰는 증상이 나타난다고 알고 있으나 혈압수치가 200 이상인 심한 고혈압에도 증상이 없는 사람이 많다" 고 강조했다.

기억해야할 혈압수치는 140/90.이 수치 이상이면 고혈압 환자로 분류되며 치료가 필요하다.
혈압에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바로 치료의 시작. 그중 특히 기억해둬야 할 나쁜 것은 흡연과 짠 음식이다.

그러나 금연은 기본이지만 짠 음식은 입맛을 희생해가면서까지 강박적으로 싱거운 음식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고혈압에 좋은 것은 운동과 적당한 음주, 과일과 채소의 섭취다.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안윤옥 (安允玉) 교수는 "하루 30그램 이하의 음주는 오히려 고혈압으로 인한 심장질환의 예방에 도움을 준다" 고 강조했다.

대개 알코올 농도가 높은 술일수록 잔의 크기가 작으므로 술의 종류에 관계없이 1잔에 포함된 알코올 양은 10그램내외이라는 것. 따라서 맥주든 소주든 하루 3잔 이내의 음주는 건강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운동의 원칙은 하루 30분씩 매주 4회 이상 실시해주는 것. 가벼운 조깅이나
등산.수영처럼 천천히 힘을 쓰는 운동이 좋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가려 실시하는 이른바 생활요법으로 좋아지지 않는다면 약물을 복용해야한다.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 박정의 (朴正儀) 교수는 "많은 환자들이 고혈압 약은 평생 복용해야 하므로 간과 콩팥이 상할 수 있다고 걱정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고 지적했다.

최근 처방되는 고혈압약은 장기간 복용해도 대부분 특별한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이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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