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둘러싼 미국 국론 분열 베트남 때보다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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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오늘날 미국 사회는 이라크 전쟁을 둘러싸고 심각한 국론분열 현상을 빚고 있으며, 이는 1960~70년대 베트남 전쟁 때보다도 훨씬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31일 보도했다.

신문은 정치학자와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어떤 사회적 현안에 대한 국민의 찬반 여론이 지지 정당에 따라 이렇게 확연히 갈린 적은 없었다"며 "이라크전이 미국을 구조적으로 분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타임스와 CBS가 최근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미국민의 이라크전을 바라보는 시각에 커다란 간극이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조사 결과 공화당 지지자 4명 중 3명은 "미국이 이라크에서 올바르게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4명 중 1명만 이 같은 주장에 동의했다.

신문은 "베트남전 때도 엄청난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지지 정당에 따라 의견이 확연히 나뉘지는 않았다"며 "당시 양당 지지자들 간 의견 차는 10~15%포인트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이미 11월 중간선거와 2008년 대선을 앞두고 사활을 건 논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라크전은 대테러 전쟁의 핵심'이라는 공화당 측 주장과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국가안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면서 오히려 미국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민주당 측 반박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신문은 "이라크전을 둘러싼 양당 지지자들의 대립과 갈등은 향후 정치일정과 맞물려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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