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현실로…빅데이터로 보니 부산 유동인구 20%↓

중앙일보

입력

봄비가 내리는 25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 앞 구남로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봄비가 내리는 25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 앞 구남로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부산 시내 유동인구가 평균 2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종코로나 확진자 이동 동선을 중심으로 감소 추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확진자 이동동선 포함된 반여·좌··우동 급감 #관광지 많은 남포동 유동인구 33.8%↓ #자영업자 “코로나 장기화되면 폐업할 판”

26일 오프라인 데이터 기업 제로웹에 따르면 1월 주말(25, 26일)과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지난 주말(22, 23일) 부산 시내 유동인구를 비교한 결과 평균 20.01% 감소했다. 제로웹의리얼스텝 위치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다.

제로웹이 부산 전역의 위치 데이터를 지역별, 업종별로 분석한 결과 부산진구와 해운대구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부산 최대 상권인 서면이 위치한 부산진구는 유동인구가 39.2% 급감해 부산에서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서면 중심가에 위치한 한 대형 복합 쇼핑몰은 47.2%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중인 25일 임시 휴장에 돌입한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현대화건물에서 각 점포마다 텅 비어 있다. 송봉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중인 25일 임시 휴장에 돌입한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현대화건물에서 각 점포마다 텅 비어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 2번 확진자인 A씨(57)는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에 있는 장산성당, 장산명가, 자연드림 반여점 등을 돌아다녔다. A씨의 이동 동선이 부산시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자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의 유동인구가 68.3%로 가장 크게 줄었다. 이어 해운대구 좌동(49.2%), 우동(38.8%) 순으로 감소했다.

부산을 찾는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관광지를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대폭 줄었다. 국제시장을 비롯해 자갈치 시장, 부평 깡통시장이 있는 남포동 일대 유동인구는 33.8% 줄었다.

업종별로는 의류, 카페 등 여가 생활 업종의 타격이 컸다. 유동인구가 가장 많이 감소한 업종은 의류매장으로 58% 급감했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식사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로 인해 카페, 디저트 업종 역시 찾는 사람이 45.3% 줄었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키즈카페(42.1%), 영화관(36.9%)의 감소 폭도 컸다.

유동인구 감소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부산 부산진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김모(34)씨는 26일부터 오는 3월 1일까지 헬스장을 임시휴업하기로 했다. 김씨는“부산에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지난 24일부터 헬스장을 찾는 회원이 급감했다”며 “부산시가 정보공개 차원에서 확진자 이동 동선을 공개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이동 동선에 포함된 지역 자영업자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폐업까지 고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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