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방붕괴 신고에 시 늦장 대응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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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천 제방붕괴로 순식간에 '수상도시'로 변한 안성 주민들이 둑 붕괴조짐을 발견해 미리 시청에 신고했는데도 공무원들이 뒤늦게 현장에 도착해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하고 나서 향후 책임소재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28일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동신리 동문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께 안성천 지류인 조령천 제방이 조금씩 파여 나가는 것을 발견한 주민들은 시청에 전화를 걸어 중장비를 동원해 응급복구에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막상 공무원들이 나타난 것은 3시간이 훌쩍 넘은 오후 3시쯤이라고 주민들을 주장했다.

긴급복구 노력은 결국 허사로 돌아가 폭이 6m나 되는 제방 150m가 허물어져버리고 거센 황톳빛 물살이 동문마을과 가현동 수용촌마을을 덮쳐 멀짱한 마을을 순식간에 거대한 수상도시로 바꿔놓았다.

주민 박재성(51)씨는 "둑이 터질 것 같아 점심시간 전에 시청에 장비지원을 요청했는데도 시청 사람들이 오후 3-4시에 도착한 것이 인재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목청을 높였다.

실제로 시의 재난안전상황실 피해신고 접수자료를 확인한 결과 주민들이 신고했다고 주장하는 시간대에 제방붕괴 조짐이 보인다는 내용의 상황은 기록돼 있지 않았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안성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누락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주민들의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시로서는 불가항력적인 재해에 대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성=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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