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중소 협력사 돕자” 현대차, 1조원 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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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와이어링 하니스(차량 배선 뭉치)’ 생산 거점인 중국 산둥성에 있는 공장을 조기에 가동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공문을 산둥성에 보냈다고 6일 밝혔다. 그룹 관계자는 “일부 공장이라도 엄격한 방역 관리를 전제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승인해 달라는 내용”이라며 “국내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점을 고려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우선 3080억원 무이자로 지원 #“와이어링 하니스 공장 조기 가동을” #중국 산둥성엔 납품사 협조 공문

와이어링 하니스의 공급 차질로 현대차는 지난 4일부터 공장별로 셧다운(일시 정지)에 들어갔다. 지난 3일 감산에 들어간 기아차도 다음 주 초부터 휴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산둥성에 몰려 있는 현대·기아차의 와이어링 하니스 납품업체 공장은 춘절 연휴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오는 9일까지 가동이 중지된 상태다. 중국 당국의 후속 조치에 따라선 오는 10일 이후에도 공장 가동이 어려울 수 있다.

현지법인인 현대차그룹중국(HMGC)의 임원도 산둥성 관계자와 연락해 생산재개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경신·유라코퍼레이션·티에이치엔(THN) 등 와이어링 하니스를 생산하는 부품업체들도 중국 당국에 공장 가동 재개를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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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는 중국 당국과 협의에 나섰다. 현대차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에 있는 한국 총영사관 등은 최근 산둥성 관계자와 만나 공장 조기 가동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가동에 필요한 조치 등을 논의했다. 와이어링 하니스 공장이 위치한 지역에선 시 당국과 공장 재개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6일 경북 경산에 있는 와이어링 하니스 제조업체 경신의 공장을 찾아 중국 공장 재가동을 중국 정부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성 장관은  “완성차와 부품 업계, 정부가 3인 1각의 협력으로 공장의 적기 가동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자”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휴업과 감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납품업체에 대한 1조원 규모의 지원책을 밝혔다.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에 부품을 납품하는 350여 개 중소 협력사가 대상이다. 우선 3080억원의 경영 자금을 무이자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달 중순부터 선지급해 협력사들이 자금을 활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중소 협력사 납품대금과 부품 양산 투자비 6920억원은 조기 지급할 계획이다. 원래 이달 중순 결제할 예정이었던 금액을 이번 주 지급하기로 했다. 다음 달 중순 결제 예정인 납품대금은 이달 말 지급한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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