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메일함서 ‘노조 가입’ 이메일 삭제…삼성전자 측 “사규에 따른 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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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스1]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스1]

삼성전자가 직원들이 받은 노동조합 가입 안내 이메일을 삭제해 논란이 일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직원들에게 노조 가입을 독려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했다.

이 이메일에는 삼성전자와 경쟁사의 복지 혜택을 비교한 표와 함께 ‘우리에게도 노조가 있습니다. 힘이 생기도록 가입해주세요’라는 문구가 담겼다.

그러나 이후 해당 이메일이 직원들의 사내 메일함에서 삭제됐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직장인 전용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는 ‘노조 메일 삭제’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고, “지워졌다”는 내용의 댓글도 여러 건 달렸다.

논란이 일자 삼성전자 측은 사규에 따른 조치였다는 입장을 내놨다. ‘회사가 제공하는 정보통신망을 업무 외적인 용도로 사용해선 안된다’는 사규 내용에 따라 업무 이외 용도로 사용한 메일은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조 측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6일 노조가 발송한 가입 독려 이메일도 삭제했다. 이에 노조는 항의 공문을 보냈지만 사측으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노조 진윤석 위원장은 “회사는 업무 메일이 아니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노조 관련 사안을 업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게 문제”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메일을 보낼 계획이며 여러 수단을 통해 단호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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