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팬 물 붓고 머리채 잡고…여중생 잔혹폭행 또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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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 올려진 김해 여중생 폭행 영상 캡쳐 장면. [연합뉴스]

유튜브에 올려진 김해 여중생 폭행 영상 캡쳐 장면. [연합뉴스]

최근 유튜브에 한 여중생이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가운데 다른 여중생이 프라이팬에 담긴 물을 머리에 붓고 번갈아 가며 뺨을 때리는 동영상이 급속도로 퍼졌다. 경찰은 당시 폭행에 가담했던 2명의 여중생이 며칠 전 같은 지역 다른 장소에서 또 다른 여중생을 폭행한 혐의를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김해의 여중생 2명 폭력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 #한 여중생 머리에 프라이팬에 담긴 물 붓고 뺨 때린 혐의 #두 여중생 며칠 전 다른 장소에서 또 범행 저질러 고소

김해서부경찰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중학교 2학년인 A·B양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19일 오전 김해의 한 아파트 거실에서 1학년 여중생을 무릎 꿇린 채 프라이팬에 담긴 물을 머리에 붓거나 수차례 뺨을 때리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2일 유튜브에 올라온 33초짜리 영상을 보면 한 여학생이 고개를 푹 숙인 채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 다른 여학생이 프라이팬에 담긴 물을 무릎 꿇은 여학생 머리 위에 그대로 붓는다. 이어 소주를 부은 여학생이 고개 숙인 여학생의 머리채를 움켜쥔 채 좌우로 뺨을 다섯 차례 연거푸 세게 때린다. 옆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한 남학생은 “X 같다, △발”“웃겨” 하며 키득거린다.

경찰 조사 결과 사건 발생 하루 전날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에 모인 A·B양 등 남·여 중학생 5~6명은 피해 학생을 비롯해 남·여 후배 5~6명을 해당 아파트로 불렀다. 해당 아파트는 A·B양 등과 친분이 있는 한 학생의 집이었는데 이날은 부모가 집에 없었다. A·B양 등이 후배를 부른 것은 피해 학생 등이 주인의 허락도 없이 얼마 전이 집에 와 집을 어질러 놓아 야단을 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 경찰 조사 내용이다.

경찰은 A·B양 등 2명을 비롯해 폭행 현장에 함께 있었던 다른 일행들도 폭행을 묵인하거나 폭행을 교사하는 등 다른 혐의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또 피해 학생과 함께 불려왔던 다른 후배 일행들도 선배 등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는지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영상 속 피해 학생이 아무런 저항 없이 맞는 모습 등에 미뤄 평소 추가 피해를 본 적이 있는지도 조사를 하고 있다”며 “이들은 가해자 그룹과 피해자그룹은 서로 다른 중학교 학생들이어서 같은 초등학교 출신인지 어떻게 만나 이런 일이 생겼는지도 현재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서부경찰서 모습. [사진 경남경찰청]

김해서부경찰서 모습. [사진 경남경찰청]

경찰은 A·B양 등이 이번 폭행 사건 며칠 전에 김해 시내 한 상가 계단과 옥상에서 또 다른 1학년 여중생의 뺨을 때리는 등 폭행을 했다는 고소장을 접수해 이 건도 추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당시에도 현장에 피해자를 제외하고 A·B양을 비롯해 10명이 있었는데 나머지 학생들도 폭행에 가담했는지를 경찰이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당시 A·B양 외 나머지 학생들은 아파트 폭행 사건 때 있었던 학생들과는 다른 학생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A·B양 등은 형사상 처벌 대상이 아닌 촉법소년(만 10세 이상∼14세 미만)은 아니다”며 “A·B양을 비롯해 다른 학생들이 일진이나 학교 안팎의 폭력 서클과 관련이 있는지, 또 다른 피해가 있는지도 계속 수사를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들 사건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에 낮 12시 현재 1만2000명이 동의를 나타냈다.

김해=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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