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이탄희 여당행에 "공익제보와 의원자리 엿바꿔 먹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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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10호 영입 인재'인 이탄희 전 판사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재영입 발표에서 꽃다발을 받고 환하게 웃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10호 영입 인재'인 이탄희 전 판사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재영입 발표에서 꽃다발을 받고 환하게 웃고 있다. [뉴스1]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9일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알린 이탄희(42) 전 판사를 '10호 인재'로 영입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공익 제보를 의원 자리랑 엿바꿔 먹는 분을 인재라고 영입했으니 지금 민주당 사람들 윤리 의식이 어떤 상태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마지막 '추잉껌'. 포장을 벗겨보니 '쉰맛'이군요. 원래 영입이란 게 뭔가 긍정적 가치를 상징하는 인물 데려다 깜짝쇼 하는 건데…"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평범한 정의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이 전 판사의 민주당 합류 소감도 비판했다. "판사가 정권의 애완견 노릇하다 국회의원 되는 게 '평범한 정의'란다"면서다. 진 전 교수는 "문재인 정권 들어와서 이런 파렴치한 일들이 정말 '평범'해지고 있다. 더 역겨운 것은 이런 짓을 하면서 이를 '정의'라고 부른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분이야말로 출세주의와 기회주의라는 당의 이념과 가치를 제대로 보여주는 카드인지도 모른다"며 "조국 일가가 아예 도덕성의 표준이 되어버렸으니 그쪽 기준으로는 이런 분도 성인으로 보이나 보다"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정욱도 판사의 말을 인용해 "이탄희 판사 같은 이들을 '법복정치인'이라고 부른다"며 "황당한 것은 법복정치인들이 정권과 거래하는 사법적폐를 외려 '사법개혁'으로 포장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문재인표 개혁의 현주소"라며 "검찰에 이어 사법부마저 권력의 애완견으로 만들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애초 민주당의 영입 제안을 여러 차례 고사한 것으로 알려진 이 전 판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회 안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밖에서 할 수 있을지 고민이 있었다"며 "또 여러 억측에 시달려봤기에 그에 대한 두려움도 분명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1대 국회에서 사법개혁을 민주당의 핵심과제로 삼아주시겠느냐'는 제 요청에 흔쾌히 응낙하는 당 지도부의 모습에 마음이 움직였고, 사법농단 1호 재판에서 무죄 판결이 나는 상황을 보고 마음을 굳혔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사법농단 연루 혐의로 기소된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을 보고 '제도권 정치'에 뛰어들어 사법개혁을 이루겠다고 결심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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