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군90년대엔 보조역할 희망|"한국군이 자체방어 맡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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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워싱턴=한남규특파원】미국백악관, 국무·국방·상무부 등 4개 정부기구의 고위 한국관계 실무자들은 10일 주한미군은 오는 90년대 한국군에 자체방어 주도권을 이양하고 보조역할을 맡게되기를 희망하지만, 그러나 한반도의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대체되지 않는 한 주한유엔군사령부의 지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또 한국정부가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오는 90년대 말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 헤리티지재단이 노태우대통령의 방미에 앞서 10일 「한미관계, 90년대를 위한 공약재다짐」이라는 주제하에 개최한 이날 세미나에는 백악관의 국가안보회의의 더글러스 팔씨와 국무부 한국과장 칼 스페스리처드슨, 국방부 국제안보국 동아태지역 부책임자 켄조도인 대령, 상무부의 로저 세브란스 동아태부차관보 등이, 주제발표자로 참가했다.
국방부의 조도인 대령은『한국군이 90년대에 가서 주도적인 자체방위 역할을 맡기를 희망한다』고 말하고『현재 주한유엔군 사령관이 정전협정의 당사자로 돼있기 때문에 정전협정이 평화회담으로 대체되지 않는 한 주한유엔군의 지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도인 대령의 주한미군역할 변화 희망 발언은 전방배치 주한미군의 후방이동과 한국공군의 주방어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백악관의 팔씨는 『소련극동지역의 핵무기 및 재래식무기는 앞으로 10년 동안 여전히 존속할 것이며 소련의 정치·외교분야의 긴장완화 노력과 핵 및 재래식무기의 극동지역 존속을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무부의 리처드슨한국과장은 『미국은 북한을 아직도 테러국가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하고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원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 북한은 한국전의 미군 실종유해문제, 비방선전 중지, 남북대화진전 등을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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