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파 초월한 평화의 기원 의의|국내 카톨릭「한마음운동」큰 성과…북한불참 아쉬워|분단 한국서 치른 지구촌"평화 축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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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4일부터 8일까지 세계1백8개국 성직자와 신도들이 서울에 모여 각종 종교·문화행사를 펼친 제44차 세계성체대회는 그 주제인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가 보여주듯이 전쟁과 분열·갈등 속에 고통받는 세계에 평화가 깃들이기를 기원하는 카톨릭의 세계적인 큰 평화축제였다.
이번 대회는 그같은 평화를 이루어내기 위해 그리스드가 보여준 것과 같은 크나큰 사랑을 모두가 깨닫고 실천해 나가자는 기원으로 충만했다.
서울성체대회는 전쟁과 분단의 상징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에서 열림으로써 그 의의가 더 컸다. 교황 요한 바오로2세를 비롯한 모든 참석자들이 세계평화를 기구하면서 한반도의 통일을 위한 진전이 있기를 바랐다.
북한신자들이 끝내 참석하지 못한 것이 큰 아픔이 되었다. 김수환 추기경 8일 여의도 장엄미사에서『우리는 이번 성체대회의 뜻을 더욱 살리기 위해 분단된 이북형제들을 초청했습니다. 우리는 이 시간까지 간절히 기도하며 그들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마침내 오지 않았습니다. 국토의 분단보다 마음의 분단이 더 큰 것 같습니다』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북한측은 대회기간 중 참석여부에 대한 일체의 연락을 하지 않았다. 문규현 신부 등의 구속을 놓고 비난하지도 않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성체대회 전기간을 통해 고통 받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고조 되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증언하고 평화를 갈망했다.
4일 평화의 날 행사에서 증언 된 베트남 난민 린기터씨의「전쟁에서 평화로」히로시마 원폭피해자 하세가와 신부의「원폭의 위험을 경계하며」등은 반 평화적인 요소로 인해 고통 당하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평화에의 간절한 소망을 담은 것으로 감동을 주었다.
평화를 위한 기원은 주최측인 카톨릭에 의해 카톨릭만의 기원이 아닌 전 종교인들의 염원으로 승화되었다. 평화를 위한 대기원 때 원불교·대종교·유교·개신교·천도교·이슬람교대표들이 함께 참여하여 평화를 위한 종교간의 일치를 보여주었다.
분단 한국에서 열렸던 만큼 한반도 통일은 모두의 큰 관심사가 되었다.「한반도의 평화」 「평화 강연회 등 학술행사와 도라산 전망대에서의 통일 기원미사에 세계의 카톨릭이 참석,통일 방안을 논의하고 기도했다. 교황도 한반도 통일에 깊은 관심을 보여 평화의 메시지에서『한 가족으로 다시 모일 소망을 품고 있는 부모와 자식, 형제와 자매, 친우와 친척을 위해 기도하고 한민족이 화해하여 형제애의 기쁨 속에 재결합하는 날을 앞당겨 달라』고 기원했다.
「젊은이 성찬제」때 일부 젊은이들이「국가보안법 철폐」「구속 신부 석방」을 외쳤다.
성체대회가 진행되면서 세계 카톨릭은 한국교회가 지난 1년 동안 필쳐 온 한마음 한 몸운동」의 정신과 성과를 인상적으로 받아들였다. 사랑의 실천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것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제44차 세계 성체대회를 치르면서 한국 카톨릭의 세계에서의 위상이 크게 높아 졌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급성장하는 교회로서의 면모와 저력을 과시했다.<임재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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