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용신봉사상」수상 임공적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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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수상자로 뽑아주신 따뜻한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많은 불쌍한 이들을 위해 건강이 허락하는 한 많은 사랑을 베풀겠습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선정한 제25회 용신봉사상 수상자 임공적씨(66·동성보육원장)는 『큰상을 받게되니 버려진 어린이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다 먼저 떠나버린 남편(염동하씨·의사·66년 작고)이 더욱 애석하다』며 잠시 목이 메었다.
부산에 동성보육원을 설립한 것은 지난 50년. 6·25전쟁으로 거리에 버려진 어린이들을 남편과 함께 돌보기 시작, 이후39년간 1천8백명의 어린이를 길러냈다. 64년부터 염동하 장학회도 설립, 25년간(연 2백60여명)매년 1백만원 정도의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
현재 동성보육원에 수용돼 있는 어린이는 5세 이하의 60명. 대부분 미혼모가 낳은 자녀로 정박아 등 불구아가 많다.
『생후 7∼8개월 지나 보육원에 오는 아기는 우유를 거부하고 계속 엄마를 찾으며 웁니다.
1주일에서 열흘씩 굶은 후에야 비로소 젖병을 빨아요. 그때가 가장 가슴아파요.』 임씨는 보육원을 거쳐간 아이들이 꿋꿋하게 자라 열심히 공부하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다 자란 후 임씨를 찾아오는 이는 1백명에 한둘 정도지만 『고아라는 것을 숨기고 싶은 탓』이라고 이해한다.
버려진 아이들을 키우느라 슬하의 2남2녀는 일찌감치 서울 시어머니 손에 맡겨 「고아 아닌 고아」로 만들었다고 털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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