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내 음악은 美문화 비판…한국인데 통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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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엽기적인 무대매너로 유명한 미국 록가수 마릴린 맨슨(34)이 세 번의 공연허가 반려 끝에 4일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갖는다. 3일 입국한 그를 숙소인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내한 공연 소감은.

"한국에 더 일찍 왔으면 좋았겠지만 결국 이렇게 오게돼 매우 기쁘다. 내 예술활동에 대해 한국 사람들이 오해하는 이유는 미국 문화계에서 내 활동을 잘못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문화를 비판하는 것이 내 입장이어서 오히려 한국인과 통하는 점도 있다고 본다. 예술의 주목적은 상상력을 표현하는 것인데 그 상상력을 나쁘다고 볼 수 없다."

-이번 공연이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이유로 19세 미만은 관람할 수 없는 것으로 결정됐다.

"TV뉴스에서 전쟁과 기아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늘 보여주는 데 과연 무대 위의 내 상상력이 그것보다 더 유해한 지 오히려 묻고 싶다. 어떤 사회에나 규제는 있다. 예술인의 책임은 이에 도전하는 것이다."

-당신을 악마주의자라고 보는 시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내 종교는 예술을 창조하는 것이다. 반대하는 것은 종교에 관계된 사람들이 종교를 이용해 대중들을 조종하고 지배하는 것인데, 그게 오해를 부른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 말썽을 일으키지 않기로 각서를 썼는데. 이번 공연이 다른 나라 공연과 다른가.

"다른 나라 공연과 다를 것 없다. 내 공연은 캬바레나 보드빌 같은 오락적 요소와 예술적 요소를 혼합한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관객이 보느냐는 것이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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