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로저스 "유가 연내 100弗 간다"

중앙일보

입력

상품 랠리를 최초로 예견한 '상품전도사' 짐 로저스가 중동정세의 불안 속에 연내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2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짐 로저스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 기자회견에서 "누군가 아주 빠른 시일 안에 얻기 쉬운 무엇(대체상품)인가를 발견하지 않는 한 높은 유가에 놀라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로저스는 기존 유전이 노화되고, 새 유전을 찾는 것이 어려워 졌다는 이유로 유가 상승을 점쳤다.

로저스 뿐만 아니다. 세계 유명 컨설팅사도 유가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상품 투자로 유명한 바클레이 캐피털의 상품 리서치 최고책임장 폴 호스넬은 "배럴당 100달러는 웃기는 얘기가 아니다"면서 "중동 지역의 불안이 심화되면 100달러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최근 터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국지전으로 유류공급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국제 유가는 사상 최고치인 80달러에 근접했었다.

원유 트레이더들도 짐 로저스의 전망으로 기울고 있다. 100달러에 원유 선물을 살 수 있는 계약은 최근 3개월 동안 3배 규모로 늘었다.

캘리포니아 소재 에너지 컨설팅 회사인 PK 베를리거의 설립자 겸 이코노미스트인 필립 K 베를리거는 "오로지 미국 경기가 둔화될 경우에 한해 유가가 100달러를 멈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수급상황상 중동분쟁이 격화되지 않더라도 유가가 조만간 80달러선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설적인 석유 트레이더인 T 분 피킨스는 24일(현지시간) "중동사태가 아니더라도 수급상 유가가 연내 8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수요증가로 공급이 빠듯하고, 이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피킨스는 또 "유가가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는 보지 않지만 유가가 100달러까지 간다해도 전혀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메릴린치의 상품 리서치 최고책임자인 프란시스코 블랜치는 최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 갈등이 국경선을 넘어 확대되지 않는 한 유가가 추가로 랠리를 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가려면 이란의 석유 공급이 중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금융기관인 씨티그룹의 에너지 분야 애널리스트 팀 에반스도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말했다.

한편 유가는 올들어서만 23% 상승했으며, 78.40달러가 사상 최고가이다.

<머니투데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