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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극단 선택 11% 늘었다···최저임금 급격 인상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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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를 버티다 못해 극단 선택을 하는 이가 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생명존중시민회의는 경찰청이 최근 발표한 ‘2018년 통계연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경제적 문제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직자·일용직·자영업자가 전년보다 700명 넘게 증가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해 전년보다 761명 증가..자영업자 11.1%↑ #“경제정책 실패 직격탄 맞아 죽음 내몰려”

자살 일러스트. 사건과 관계 없음. [중앙포토]

자살 일러스트. 사건과 관계 없음. [중앙포토]

이 단체가 지난해 극단 선택을 한 이들을 직업별로 살펴보니 저소득층과 실직자에서 많이 증가했다. 무직자는 6331명으로 전년보다 415명, 일용직은 224명으로 같은 기간 34명 각각 늘었다. 자영업자는 927명에서 1030명으로 103명 증가했다. 피고용자와 뚜렷한 직업이 없는 기타 자살자도 각각 82명, 127명 늘었다. 이렇게 경제적 상황을 비관해 극단 선택을 한 사람이 2017년보다 716명 늘었다. 생명존중시민회의는 “저소득자와 실직자들이 경제정책 실패의 직격탄을 맞아 죽음으로 내몰렸음을 보여준다”며 “최저임금 대폭인상 등 경제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을 전망됐던 자영업자 자살자는 최소 11.1% 증가했다”고 밝혔다.

직업별 자살자 현황. [자료 생명존중시민사회]

직업별 자살자 현황. [자료 생명존중시민사회]

원인별로 봐도 이 같은 경향이 드러난다. 경제생활 문제 때문에 극단 선택을 한 이가 3390명으로 전년보다 8.97%(279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3043명)과 2017년(3111명)에 이어 연속 증가했다.

생명존중시민회의는 ‘원인 미상’으로 분류된 자살자가 많이 늘어난 점도 경제적 어려움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단체는 “경찰청 자살 통계에서 2016년 106명, 2017년 470명에 불과하던 ‘원인 미상’ 자살자가 2018년에 842명으로 증가했다”며 “경제생활 문제로 인한 자살자는 훨씬 더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원인별 자살자 현황. [자료 생명존중시민사회]

원인별 자살자 현황. [자료 생명존중시민사회]

이 단체는 경찰청과 통계청 두 기관의 자살자 집계 인원이 크게 차이나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통계청이 지난 9월 발표한 ‘2018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극단 선택을 한 이는 1만3670명으로 집계됐다. 경찰청의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자는 1만3216명이다. 차이가 454명에 달한다. 2016년(72명), 2017년(37명)과 비교하면 큰 격차다.

임삼진 생명존중시민회의 대표는 “최근 몇 년간 두 기관의 자살자 통계 차이가 기껏해야 70명이었는데 이례적인 일”이라며 “자살 원인 미상자가 많이 증가한 것을 포함해 자살 원인 통계 작성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지, 아니면 다른 의혹이 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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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으로 전화하세요.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으로 전화하세요.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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