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기, 김기현 첩보제보자 지목뒤 연락두절···집 불 꺼져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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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뉴스1]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뉴스1]

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리 첩보 최초 제보자로 지목된 송병기(57) 울산 경제부시장은 경북 안동 출신이다.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한 송 부시장은 도시계획 석사와 물류시스템공학 박사 과정을 마쳤다. 1998년 민간전문가를 기용해 교통문제를 해결하려는 울산시 인사정책에 따라 그해 3월 울산시 교통정책연구 담당(5급 상당)으로 채용돼 공직자의 길로 들어섰다.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로 지목 6개월 전 선거캠프 참여 #민선 7기 출범 전부터 경제부시장 내정설 돌아 #

이어 울산시가 2003년 교통기획단을 신설하면서 단장(4급)이 됐다. 2008년 울산시 건설교통국장(3급)이 됐다. 건설교통국장을 맡은 송 부시장은 KTX 울산역 유치, 지능형교통체계(ITS) 도입, 신호체계 개편 등에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5년 퇴임한 송 부시장은 울산발전연구원 공공투자센터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송 부시장은 2017년 10월 더불어민주당 선거캠프에 뛰어들면서 송철호 현 울산시장과 인연을 맺었다.

송 부시장은 송 시장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지목되기 6개월 전부터 캠프 내 싱크탱크 역할을 맡았다. 공직 경험이 있는 송 부시장은 울산시 발전 전략을 짜는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민선 7기가 출범하기 전부터 부시장으로 갈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기도 했다.

교통정책 전문가인 송 부시장을 경제부시장으로 임명하기 위해 조례를 변경했다는 의혹까지 나돌았다. 2018년 7월 2일 송 시장이 경제부시장직을 개방직에서 별정직으로 변경하는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방직은 다소 전문성이 떨어져도 임용이 가능하다. 외부 인사가 영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송 시장이 별정직으로 변경했다는 의혹이 야당 측으로부터 제기되기도 했다.

시민단체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그해 7월 24일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송 부시장은 3선을 지낸 박맹우 전 울산시장의 총애를 받았던 인물”이라며 “교통망 확충을 지휘했다고 하지만 울산 버스 운송률을 20% 미만 수준인 낙후된 버스 운송체계를 만든 장본인”이라며 비판했다. 하지만 3일 뒤 송 부시장은 실제로 경제부시장으로 임명됐다.

4일 오후 송병기 울산 경제부시장의 자택에 불이 꺼져있다. 김정석 기자

4일 오후 송병기 울산 경제부시장의 자택에 불이 꺼져있다. 김정석 기자

송 부시장은 4일 출근은 했지만, 외부행사 일정이 많아 시청 사무실에는 머무르지 않았다. 최초 제보자로 지목된 오후에 기자가 수차례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았다. 이날 오후 그가 사는 울산 남구의 한 아파트에는 잠시 불이 켜지는 등 인기척이 있었지만, 수차례 벨을 눌러도 응답하지 않았다. 집에 송 부시장 본인이 있는지, 가족만 머무르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울산=이은지·김정석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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