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격차 준 통계 하나에···8개월 만에 '소주성' 다시 꺼낸 文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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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3분기 가계동향 조사결과에 대해 “소득주도성장의 정책 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포용적 성장을 위한 정부 정책의 노력을 일관되게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앞서 통계청은 3분기 기준으로 소득 하위 20%(1분위)와 상위 20%(5분위) 간 소득 격차가 4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서고, 5분기 연속 감소하던 1분위 소득은 올해 2분기 증가세로 전환한데 이어 3분기에는 증가폭이 커졌다고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가계소득 동향상 저소득 가구의 소득 감소는 아픈 대목이었다”며 “하지만 올 2분기부터 좋아지는 조짐을 보였고, 3분기에는 가계소득과 분배 면에서 좀 더 확실히 좋아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고령화 추세 등 구조적 어려움 속에서도 1분위 소득이 크게 늘어난 것 ▶전분위 소득이 모두 늘어난 가운데 중간층이 두터워진 것 등에 대해 “매우 의미 있는 변화”라고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자영업 업황 부진으로 사업소득이 감소한 것과 관련해서는 면밀한 분석과 함께 기존 대책의 효과를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 대변인은 1분위 소득 개선과 관련해 “소득 하위 20% 어르신들에 대한 기초연금 인상, 근로장려금(EITC) 자녀장려금 지급 확대, 아동수당 확대 등 정부의 정책 효과로 이전소득이 확대되며 1분위 소득 증가를 견인했다”며 “2, 3, 4분위의 소득은 2분기에 이어서 모두 고르게 증가해 중간소득층이 두꺼워지는 추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혁신성장, 공정 경제 등과 함께 3대 경제정책 기조 중 하나인 소득주도성장(소주성)을 언급한 것은 지난 4월 1일 청와대에서 열린 시민사회단체 초청 간담회 이후 8개월여 만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 참석자인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이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의지 표명을 요청하자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말은 상당히 세계적으로 족보가 있는 이야기”라며 “대체로 고용된 노동자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진 것은 틀림없는 성과”라고 말했다.

 그동안 소주성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부작용 등으로 박한 평가를 받아왔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뿐 아니라 청와대 참모들도 소주성이란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다. "굳이 집중 타깃이 되는 용어를 쓸 필요가 없다"는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체감 여부와 관계없이 지표가 일부 개선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소주성을 언급한 것이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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