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의 발전상, 우리에게 큰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문화혁명당시 소수민족이란 이유로 차별도 받았지만 이제 꿋꿋이 자치민족으로 터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큰 힘은 날로 발전하는 고국이 있다는 사실이죠.』
친지초청으로 입국했다가 세계한민족체육대회를 취재하게 된 중국교포신문 흑룡강신문 허동웅기자(28)는『중앙일보 등 한국신문을 하얼빈에서 늘 받아 보아 발전은 예상했지만 이토록 앞서 있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허기자는『고국 발전상은 물론 세계각지의 동포가 모인 한민족체전에 미처 오지못한 중국동포들에게 자세히 전해줄 생각』이라고 했다.
만주 하얼빈 태생의 교포2세인 허씨는 한인 계 대학을 마다하고 조선족자치대학인 연변대를 고집, 전공도 조문두로 선택하고 직장마저, 우리말신문인 흑룡강신문사로 정한 골수 조선족.
하얼빈에 본사를 둔 흑룡강신문은 연변일보·요령신문·길림신문과 더불어 한글로 된 4대 중국교포신문 중 가장 큰 규모이며 흑룡강생내 43만명의 교포들을 대상으로 4만 여부의 신문을 발행하고 있다.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와 한국선수단의 뛰어난 성적은 이곳 조선동포 뿐만 아니라 중국인들에게도 큰 감명을 주었습니다. 조선족을 얕잡아보는 한족은 찾아볼 수 없게 되고 어떡하면 한국을 따라잡을까 절치부심중입니다. 이번 북경아시안게임종목에서 태권도를 제외하고 우슈라는 중국격기를 집어넣은 것도 그 때문이죠.
흑룡강신문을 비롯한 중국교포신문들은 남북을 가리지 않고 우리민족과 관련된 기사라면 뭐든지 싣지만 남·북한의 정치적 대립 등과 같은 예민한 이슈에 대해서는 거의 거론치 않는다고 했다.
『동질성회복이 시급합니다. 한우단어를 우리말로 바꾸기 위해 남·북한국어사전을 뒤지다보면 서로 뜻에 차이가 나는 말이 많습니다. 남한 글엔 외래어가 너무 많은 것 같구요,』 허기자는 모국의 각성을 촉구하는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이효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