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역만리서 지켜온 민속에 "환호"|소련 한인가무단·미일중등 동포 합동공연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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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세계한민족체육대회 문화예술행사인 해외동포 공연단 공연이 27일 밤 서울국립극장과 경남창원 KBS홀에서 각각 감격스러운 막을 올렸다. 이날의 공연은 그들이 낯선 이역만리에서 지켜온 우리민속을 또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돼 보는 이들에게 감격을 안겨주었다.
○…27일 밤6시 창원 KBS홀에서 열린 소련 한인가무단의 첫 공연은 부채춤·쟁강 춤 등 우리에게 낯익은 가무 극으로 소련에서 살며 작곡한 한민족가요.
특히『돌아와요…』는 교포3세 가수 김올레그·조균화씨에 의해 2차례나 열창되는 인기를 누렸으며 조씨가 이 노래의 2절을 부를 때는 1천여 관중들이 일제히 박수를 치며 합창, 공연장은 한동안 열기에 휩싸이기도 했다.
○…설화「나무꾼과 선녀」를 바탕으로 한 30분 짜리 음악무용극『음과 양』이 공연되자 관중들은 한민족 고유의 춤사위가 묻어 나오는 소련동포들의 몸짓을 숨죽여 지켜보고 떠나갈 듯한 박수갈채로 화답했다.
한인가수 조균화씨는 공연 후『부모들이 그토록 오고싶어하던 고국 땅에서 아들인 내가 이렇게 노래를 마음껏 부르게돼 가슴 벅차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공연을 지켜본 관중들은『한 많은 세월을 보내면서 이렇게나마 우리민족예술을 지켜온 것이 감개무량하다』는 소감을 피력. <창원=이창우 기자>
○…서울국립극장에서 이날 밤 벌어진 미·일·중 동포공연단 합동공연에서 중국교포성악가 방초선씨가 가곡『선구자』를 부른 뒤『만주 땅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우던 애국지사들이 지어 부르던 이 노래를 다함께 부르자』고 청하자 관중들이 모두 방씨와 함께『선구자』1절을 합창하는 바람에 일순 장내가 숙연해졌다.
○…중국동포선수단 김용철단장의 부인 김정숙씨가 가요『대지의 항구』와『목포의 눈물』을 부른데 이어 가수 한국화씨는『그리운 금강산』과 그의 아버지가 즐겨 불렀다는『꿈에 본 내 고향』을 열창.
○…일본 동포공연단은 가면무용극『초라니』를 선보였느데 중앙국악관현악단이 흥겨운 생음악반주 및 효과음으로 흥을 북돋우자 여기저기서『얼쑤』『잘한다』하는 추임새와 함께 『역시 우리 가락, 우리 춤이 최고』라는 이야기가 들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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