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보수대통합' 제안 다음날…유승민 "신당기획단 출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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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대표인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7일 신당기획단 출범을 공식화했다.

권은희ㆍ유의동 공동단장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회의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렸다. 대표인 유승민 의원(왼쪽)이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회의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렸다. 대표인 유승민 의원(왼쪽)이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유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변혁 회의를 열고 “어젯밤 변혁 회의 결과, 신당기획단을 출범시키기로 결정했다. 권은희(광주 광산을)‧유의동(경기 평택을) 의원 두 분이 공동단장을 맡아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두 분께서 신당기획단을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지 생각을 정리해서 가까운 시간 안에 언론인 여러분들께 저희들 구상을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유 대표의 신당기획당 구성 선언은 전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보수통합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한 이후에 내려진 결정이다. 앞서 6일 황 대표는 “범자유민주세력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게 국민들의 염원과 명령”이라며 변혁 등에 통합을 제안했다. 유 대표는 “진정한 보수재건을 위한 대화에 진지하게 임하겠다”면서도 “저희 플랜은 신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종의 ‘투트랙 전략’이다.

유 대표는 이날 변혁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서 자신이 제시한 보수재건의 3원칙(①탄핵의 강을 건널 것 ②개혁보수로 나아갈 것 ③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지을 것)을 다시 강조했다. 유 대표는 “황교안 대표와 한국당이 제가 말한 세 가지 원칙을 절대 가볍게 생각하거나 쉽게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보수재건을 위해 원칙만 확실히 지켜진다면 다른 아무것도 따지지도, 요구하지도 않을 거다. 그런 자세로 대화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앞두고 선거용 야합이나 하고 그러기 위해 그냥 말로만 할 점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신당창당과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는 별개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한국당과의 보수재건 문제는 대화가 갓 시작된 것에 불과하다. 제가 이야기한 세 가지 원칙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거나, 말로만 한다거나, 속임수를 쓴다거나 하면 이뤄지지 않을 일”이라며 “변혁은 변혁대로 개혁적 중도보수를 하기 위한 신당으로 제대로 나아갈 거다. 신당기획단에서 15명이 정말 어려운 겨울에 길거리 나앉아서 새롭게 출발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유 대표의 발언과 신당기획단 출범은 향후 진행될 통합 논의를 앞두고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황 대표가 “보수대통합”을 말하면서 우리공화당에 대해서도 통합 가능성을 열어둔 데 대해 강한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유 대표는 “우리공화당이 탄핵에 대해 절대 인정하지 못한다는 태도를 견지한다면, 제가 말씀드린 보수재건 원칙에 당연히 벗어나는 행동”이라며 “그걸 무조건 아우르고, 무조건 뭉치기만 하면 이긴단 생각은 옳지 않다. 그 점에 대해선 우리공화당보다 한국당이 분명한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혁에 참여하고 있는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회의 직후 기자와 만나 “우리가 개혁보수 의지를 강하게 얘기해야, 그걸 지렛대 삼아 한국당을 이쪽으로 끌어올 수 있다. 그게 아니라 우리공화당 등 보수권을 전부 다 끌어모은다는 건 의미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 대표의 ‘투 트랙 전략’에 대해 변혁 내 안철수계 의원들의 반발 가능성도 있다. 안철수계 일부는 그간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유 대표는 “신당을 보수통합의 수단이나 방법처럼, 임시적인 걸로 생각하는 게 전혀 아니다”라며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도 개혁적 중도보수 신당을 자신들의 정치적 선택지로 생각하는 건 분명하다. 100퍼센트 의기투합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체류 중인 안철수 전 대표와의 연락 여부에 대해선 “신당기획단이든 신당에 대해 안 전 대표로부터 말씀을 들은 적은 없다.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이 그런 문제 때문에 좀더 시간이 필요하단 건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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