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제윤경·강훈식…튀는 초선들 뛰는 민주당 총선기획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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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 혁신, 미래’
더불어민주당이 5일 첫 총선기획단 회의에서 밝힌 강조점이다. 단장을 맡은 윤호중 사무총장은 “청년들의 도덕성·공정성에 대한 강력한 요구를 수용해 혁신적으로 준비하겠다”고 했다. 여성 참여에도 방점을 찍었다. “청년과 여성들이 후보자가 되기에 앞서 공천 과정에서부터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히면서다.

금태섭 민주당 의원. 최승식 기자

금태섭 민주당 의원. 최승식 기자

민주당은 이번 총선기획단에 금태섭, 제윤경, 강훈식 등 당 내 ‘튀는 초선’을 대거 배치했다.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부각해 온 이들이 내는 다양한 목소리를 총선에 반영하겠다는 판단이다. 금 의원은 “주말에 윤 사무총장이 전화로 기획단 합류를 제안해 함께 하겠다고 했다”면서 “총선 국면에서 당에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금 의원은 특히 청년 영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선거에 젊은 분들이 많이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힘을 쏟을 생각”이라면서 “이번 국회가 너무 나이 들어 있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20대는커녕 30대도 몇 명 없는데, 젊은이들 문제는 젊은이들이 직접 얘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낼 생각”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그동안 당 내 대표적 ‘쓴소리’ 창구로 주목받아온 금 위원의 기획단 합류는 적잖은 화제가 됐다. 금 의원과 고교 동창인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 총선기획단에서) 유독 제 눈에 띈 인물은 금태섭 의원”이라며 “당의 포용성과 다양성을 보여주려는 민주당의 한 수이며 어떤 인재영입보다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공지영 작가는 같은 날 “기가 막힌다. 공수처 공식반대하는 금태섭까지! 국민들이 우습지?”라는 비난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제윤경 의원이 지난달 1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회세종회의장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국가보훈처 등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윤경 의원이 지난달 1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회세종회의장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국가보훈처 등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획단 여성 위원 5명 중 한 명인 제윤경 의원은 내년 총선 불출마설이 나오는 초선 비례대표다. 가계부채 전문가로 활동했던 그는 총선을 앞두고 여성·소외계층 챙기기에 힘쓰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제 의원은 “기획단 4개 분과 중 정책을 다루는 분과에서 활동하게 됐다”면서 “육아 지원, 경력단절 여성 복귀, 여성 상대 폭력 처벌 강화 등 실질적 도움이 되는 여성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정책을 강조하다 자칫 남성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짚었다. 제 의원은 “총선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여성 정책을 개발하고 선전·홍보하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면서 “그 과정에서 혹시라도 여성의 권리 증대가 남성의 기회 축소라는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올 초 20대 남성들을 중심으로 일었던 ‘민주당=페미당(페미니스트당)’ 비판 현상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 대변인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1차 총선기획단 회의를 마치고 회의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 대변인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1차 총선기획단 회의를 마치고 회의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당 원내대변인, 전략기획위원장 출신의 강훈식 의원은 이번 총선기획단에서 대변인으로 활동한다. 각종 여론조사로 민심을 읽고 이를 통해 사안별 당론이나 선거 기본계획을 총괄하는 전략기획위원장 업무를 맡았던 만큼 민주당의 대표적 ‘젊은 전략통’으로 꼽힌다.

총선기획단은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를 꾸리기 위한 실무기구다. 강 의원은 “선출직 공직자 평가, 후보자 검증, 인재영입 등 총선 관련 유관 기구에 일정을 점검하는 등의 활동을 할 것”이라며 “총선 주요 컨셉트 및 선거의 기조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선대위는 12월 중순 정기국회 마무리 후 본격 출범할 전망이다.

이해찬 (앞줄 두 번째부터) 더불어민주당 대표과 윤호중 총선기획단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총선기획단 회의에 총선기획단원들과 함께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해찬 (앞줄 두 번째부터) 더불어민주당 대표과 윤호중 총선기획단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총선기획단 회의에 총선기획단원들과 함께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15명 규모의 총선기획단 구성안을 의결했다. 한국당에 비해 청년과 여성 구성원 비율이 높아 주목을 받았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15명의 기획단 위원 중 여성 5명, 청년 4명으로 구성돼 여성과 청년의 목소리를 잘 담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획단은 4개 분과로 꾸려진다. ▶혁신제도분과(이근형 분과장) ▶국민참여분과(소병훈 분과장) ▶미래기획분과(윤관석 분과장) ▶홍보소통분과(정청래 분과장) 등이다. 기획단은 매주 목요일 전체회의를 열고, 분과별로 자문위원을 추가 위촉해 소회의도 진행하기로 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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