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학 연구 사업에 박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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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북한은 금년 들어 동의학(한의학을 서양의학에 대비시킨 이름)분야에 대한 연구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북한은 금년 1월 세계보건기구(WHO))가「동의학과학원」을 동의학 연구를 위한 국제센터로 지정한 것을 계기로 동의학 발전을 위한 각국과의 교류사업을 활발히 전개해 나갈것 이 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로동신문은 지난 3월 동의학 분야에 쓰이는 용어 2만3천여개가 자모순으로 수록된『동의학 사전』이 발간됐다고 전하고 이 사전에는 동약 9백여종의 기원·산지 및 약효 등이 포함됐다고 소개했다.
북한은 이미 58년 6월 의학과학원 내 동의학 연구소를 설치, 이 분야를 육성해왔다.
이와 함께 민간요법 장려에도 주력, 61년9월 제4차 노동당대회에서는 동의학 연구소 산하에 민간요법 연구실을 신설, 민간 요법의 이론을 체계화하는 작업을 벌여왔다. 이 연구실은그동안 전래민간요법의 수집과 정리사업을 통해 모두 4만5천 여건의 민간요법을 수록한 『동의학의 민간요법연구자료』와 같은 책자를 발간하기도 했다.
북한은 87년 조총련계 상공인들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아 동의학 연구소를 동의학 과학원으로 승격 시켰다.
북한이 이와 함께 동의학에 필수 불가결한 약초생산을 위해 전국적인 약초채집 운동을 벌여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북한이 동의학 분야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느냐는 점이 드러난 것은 전대협의 평양축전대표로 입북했던 임수경 양이 판문점에서 단식을 끝내고 평양으로 돌아가 입원치료를 받을때 알려졌다.
당시 북한의 중앙방송은 임 양에게 심한 위장장애와 편도염증세가 나타나 여러 가지 동약·보약을 투여했다고 보도했다.
단식을 끝낸 사람에게 한약을 복용시킨다는 게 우리에게는 어색하지만 이처럼 북한은 이
분야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있음을 알 수 있었다.
북한의 이 같은 실정은 서방과의 교류가 사실상 단절됨으로써 서양의학을 도입하기 어려운 사정에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북한 동의학의 수준과 관련, 아직까지 정확하게 알려진 것은 없지만 경희대 이상두 한의과대학장은『북한이 국가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나 처방을 보면 대개 우리 나라에서 쓰는 수준』이라고 평하며『다만 사향같이 값이 비산재료를 제대로 포함시킬지는 의문』이라고 논평했다. 동의양성은 평양·해주의과대 등 11개 의과대학에 설치된 동의학부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동의 수는 북한 전체의사 수의 10%인 1천2백명으로 집계되고 있다.<안희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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