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외무 "홍콩 폭력, 모른 척하지 않을 것"…시위사태 폭력은 최고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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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닉 랍 영국 외무장관이 29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집권 보수당 연례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미닉 랍 영국 외무장관이 29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집권 보수당 연례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10월 1일 중국의 국경절을 앞두고 홍콩의 반정부 시위 폭력사태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영국이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도미닉 랍 영국 외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집권 보수당 연례 전당대회 연설에서 "홍콩 시민들이 평화적 시위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통근 열차에서 무차별적으로 구타당한다면, 우리는 이를 모른 척하지 않을 것(We won’t look the other way)"이라고 말했다.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에서 자유를 억압하는 폭력사태가 발생할 경우 개입 가능성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에서의 송환법 반대 시위는 10월 1일 중국 국경절을 앞두고 더욱 격화되는 모양새다. 지난 28일 '우산 혁명' 5주년 기념일에 이어 29일에도 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도심 곳곳에서 격렬하게 시위를 벌였고, 홍콩 시민 수만 명은 코즈웨이베이 지역에서 홍콩 정부청사가 있는 애드머럴티까지 행진하면서 행정장관 직선제 등 ‘5대 요구’를 모두 수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콩의 반중 시위대가 29일 진압 경찰이 쏜 최루탄 가스에 휩싸여 있다. [UPI=연합뉴스]

홍콩의 반중 시위대가 29일 진압 경찰이 쏜 최루탄 가스에 휩싸여 있다. [UPI=연합뉴스]

특히 이날 시위는 이전 시위와 달리 폭력 상황이 연이어 발생했다. 경찰은 이날 행진이 불법 시위라며 최루탄과 파란색 염료를 섞은 물대포를 동원해 해산에 나섰고, 시위 발생 이후 세 번째 실탄 경고사격까지 감행했다. 시위대는 도로 곳곳에서 화염병과 벽돌 등을 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는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를 불태우는 것은 물론 시진핑 주석의 초상화를 짓밟기도 했다. 시위대는 이뿐 아니라 국경절 70주년을 기념하는 각종 선전물을 훼손하기도 했다.

29일 의식을 잃고 거리에 쓰러진 홍콩의 반정부 시위대가 응급조치를 받고 있다. [UPI=연합뉴스]

29일 의식을 잃고 거리에 쓰러진 홍콩의 반정부 시위대가 응급조치를 받고 있다. [UPI=연합뉴스]

홍콩 시위를 주도해 온 재야단체인 민간인권전선은 10월 1일 오후 2시 빅토리아 공원에서 홍콩 도심인 센트럴까지 행진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홍콩 당국은 이를 불허했으나 인권전선은 강행키로 해 또다시 대규모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전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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