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매춘’ 류석춘 “내 강의 직선적, 일부 좋아하고 일부 불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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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중앙포토]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중앙포토]

대학 강의 중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된 류석춘(64)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쟁점이 되고 있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논쟁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공개적 토론을 거쳐 사실관계를 엄밀히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 교수는 23일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보내 “(위안부 문제 논쟁)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이견, 나아가서 갈등을 외부에 의도적으로 노출해 기존 주장과 다른 주장을 하는 교수에게 외부의 압력과 통제가 가해지도록 유도하는 일은 대학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강의를 할 때 직선적으로 전달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일부 학생들은 그것을 좋아하고 다른 일부 학생들은 불편해 한다”며 “이 문제는 스타일의 문제이지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류 교수는 “강의실에서 이뤄진 발언과 대화를 교수 동의없이 녹음하고 외부에 일방적으로 유출한 행위는 더욱더 안타까운 대목”이라며 “강의실에서 발언은 교수와 학생 간의 토론과 대화로 끝나야 한다”고 밝혔다.

또 류 교수는 ‘궁금하면 (학생이) 한 번 해볼래요’라고 학생에게 발언한 데 대해서는 매춘이 아닌 조사를 권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학생에게 매춘을 권유하는 발언이 절대 아니다”라며 “‘궁금하면 학생이 조사를 한번 해볼래요’라고 역으로 물어보는 취지의 발언이다. 차별 혐오 발언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류 교수는 이어 “매춘이 식민지 시대, 오늘날 한국, 전 세계 어디에도 존재한다는 설명을 하면서 매춘에 여성이 참여하게 되는 과정이 가난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뤄진다는 설명을 했다”며 “일부 학생이 설명을 이해 못 하고 질문을 반복하자 현실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 교수는 “강의실에서 발언을 맥락 없이 이렇게 비틀면 명예훼손 문제까지도 고려할 수 있다”며 “이영훈 교수 등이 출판한 ‘반일 종족주의’ 내용을 학생들이 심도 있게 공부해서 역사적 사실관계를 분명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류 교수는 “이번 사태에 대한 학생회와 대학 당국의 대처를 보면서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학생회와 대학 당국이 저의 발언을 두고 진의를 왜곡한 채 사태를 혐오 발언으로 몰고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고 주장했다.

앞서 류 교수는 이달 19일 사회학과 전공과목인 ‘발전사회학’ 강의에서 “(위안부 관련)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이 아니다”라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또 ‘매춘부와 과거 위안부를 동급으로 보는 것인가’라는 학생 질문에는 “그런 것과 비슷하다”고 답했다. 학생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그는 “살기 어려운데 조금 일하면 돈 받는다는 매춘 유혹이 있다. 지금도 매춘 들어가는 과정이 그렇다. ‘매너 좋은 손님에게 술만 따라주고 안주만 주면 된다’고 말해서 접대부 되고 매춘을 시작한다”고 했다.

류 교수는 질문한 여학생에게 “궁금하면 한번 해볼래요. 지금도 그래요”라며 “처음부터 하루에 손님을 10번씩 받아야 한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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