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화성연쇄살인 용의자 공개, 조국 물타기용 의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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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익 의원. [연합뉴스]

이채익 의원. [연합뉴스]

경찰이 19일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를 공개한 것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조국 사태와 관련해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한국당 간사인 이채익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찰은 전국 대학교수 3396명이 조국의 교체 촉구 시국선언을 한 당일에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를 공개한 것이 우연인지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며 "경찰청 내부에서도 하루 전에 브리핑을 예고한 것과 경찰청이 확인하지 않은 부분을 브리핑한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매우 의아하다는 반응"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보다 한 시간가량 앞선 시각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의 신원을 파악했다는 언론 브리핑을 했다"며 "용의자를 확인해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수사 초기 단계라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본 의원실에서 경찰청에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DNA 확인 시점이 언제인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부했다"며 "종합 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수사상황을 언론에 왜 허둥지둥 공개했는지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화성연쇄살인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은 온 국민의 염원이기도 하다. 이런 사건의 유력 용의자 공개를 두고 '조국 물타기'라 덮어씌우는 것이 말이나 되는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당의 금도를 넘어선 정치공세에 말문이 막힌다"며 "영면에 들지 못하고 아직도 구천을 떠돌고 있을 피해자들의 원혼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이 의원의 발언은 도저히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경찰은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부산교도소에서 24년간 수감 생활을 하는 '1급 모범수' 이모(56)씨를 지목했다. 그의 DNA는 화성연쇄살인 5번째와 7·9번째 사건 증거물에서 발견됐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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