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안목 갖고 TV 시청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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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TV는 이미 우리생활의 일부로 자리잡아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과연 시청자들은 TV로부터 어떤 심리적 영향을 받고 있는가. 또 이러한 TV의 영향력에 얽매인 「TV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TV를 어떻게 봐야할 것인가.
방송전문가인 김동신 교수(연세대신방과)가 이러한 물음에 답하는 글을 『방송89』9월호에 기고했다.
김 교수는「TV가 시청자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이란 글에서 『우리의 말 씀씀이나 행동, 나아가 사고방식까지도 TV의 틀에 맞추어져 가고 있다』고 밝히고 『TV를 비판적으로 보는 능동적인 시청자가 될 것』을 촉구했다.
우선 TV의 영향력으로 첫째, TV가 우리의 생활시간대를 좌우하고 여가시간을 묶어놓는다. 생활의 리듬이 방송프로그램 편성에 영향을 받게된다는 것이다.
둘째, TV는 복잡한 현실에서 도피, 환상의 세계를 찾게 함으로써 시청자를 심리적 불감증 환자로 만든다.
이러한 영향력은 대리만족을 통해 시청자의 과격행위를 잠재우는 안전판 역할도 하지만 동시에 심리적 벌거숭이인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는 성범죄나 폭력행위를 유발하는 방아쇠 역할을 하기도 한다.
셋째, TV는 시청각 매체로 사색보다 행동을, 이성보다 감성을 조장함으로써 시청자에게 무엇이 진실인가보다 누구를 더 신뢰할 것인가에 관심을 갖게 한다.
이러한 영향력의 결과로 TV에 적합한 화술과 용모를 갖춘 레이건 전 미대통령, 배우출신 시장 클린트 이스트우드, 프로레슬러 출신 일 국회의원 이노키 등이 인기를 얻어 정치적 성공을 할 수 있었다.
넷째, TV는 현실세계와 환상세계의 구별을 모호하게 해 혼돈을 일으킨다. 즉 TV는 제조된 사실을 현실인양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이 현실과 환상의 구별을 종종 잊어버리게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영향력 하에 「TV세대」「TV인간」이라는 새로운 인간형이 탄생하기까지 하는 가운데 TV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올바른 시청방법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올바른 시청방법으로 네 가지를 게시했다.
첫째 TV의 내용을 맹신하지 말 것. 둘째, TV에 관한 비평기사를 자주 읽어 비판적 안목을 기를 것.
셋째, TV는 가급적 온가족이 함께 보고 서로 대화를 나눌 것. 넷째, TV내용에 불만이 있으면 당장 방송국에 전화해 좋은 프로그램을 방송하도록 요구할 것 등이다. <오병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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