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드러난 '이승엽 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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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공'에 쏠린 의문의 한가닥이 풀렸다. 지난 9월 29일부터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들은 이승엽의 홈런 신기록 공을 알아보기 위해 특별한 표시를 했다.

그러나 그 공은 단 한번도 그라운드 밖으로 나온 적이 없어 모두가 궁금해 했다. 29, 30일 잠실구장에서 이승엽은 홈런을 못 때렸을 뿐만 아니라 파울로도 관중석으로 공을 넘긴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일. '드디어' 이승엽의 타석 때 파울볼이 관중석을 향했다. 1회초 첫 타석에서 이승엽이 때린 2구째가 본부석 상단 한 관중의 손에 쥐어진 것이다. 방송사 카메라가 그 공의 '정체'를 알기 위해 재빨리 관중에게 다가갔다.

그 공에는 '한국야구위원회'라고 찍혀 있는 인증(引證) 글씨 가운데 하나에 작은 표시가 돼 있었다. 그렇다면 같은 글씨에 같은 표시가 돼 있는 공을 가져가 홈런공이라고 우길 수 있을까? 그건 아니다.

한국야구위원회 박진규 심판위원은 "당일 사용구의 표시에 원칙이 있을뿐 표시 방법은 모두 다르다. 그래서 타석 때마다 공을 확인하고 투수에게 던져준다. 파울볼을 가져와 홈런볼로 우긴다면 "이건 언제, 어디서 때린 파울볼이라고 자신있게 답변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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