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S-Oil 인수 협상 확인

중앙일보

입력

롯데그룹이 S-Oil 인수 협상을 진행중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3일 S-Oil 창립 3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정부 고위관계자는 "롯데그룹이 현재 S-Oil의 자사주 28.4% 인수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롯데의 S-Oil 인수설은 끊임없이 나돌았으나 양사가 이를 적극적으로 부인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정부 고위관계자가 인수.합병(M&A) 진행 상황을 공식 확인해줌으로써 양사간 협상이 상당히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뒷받침이라고 하듯 이날 이 관계자는 "양사간 협상이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초 아람코가 S-Oil의 경영권을 인수할 당시 10년이 지나면 한국 기업에 다시 경영권을 매각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물론 굳이 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되지만 아람코측에서 도덕적인 문제 때문에 이를 지켜려 한다"고 설명했다.

S-Oil은 지난 1999년 12월 쌍용양회로부터 자사주 28.4%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인 아람코(지분율 35%)와 2009년 12월까지 이를 제3자에게 매각키로 약속했다.

정부의 이 관계자는 "이 때문에 아람코는 지난 2004년말부터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임자를 찾고 있으며 여기에 가장 근접해 있는 기업이 롯데이기 때문에 지금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협상이란 잘돼다가도 중간에 깨질수도 있어 아직 속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그동안 S-Oil과 롯데그룹 측은 자사주 매각 협상에 대해 부인 또는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사미르 A. 투바이엡 S-Oil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S-Oil CEO로써 모든 결정은 회사가 이로운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며 "자사주 매각과 관련 진전되거나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아람코는 지난 2004년 말에도 롯데그룹에 S-Oil 지분을 인수하라는 제안을 했지만 인수 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결렬됐다. 지난 3월 말 김선동 회장이 주주총회에 참석, 자사주 28.4%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S-Oil의 경영권 매각설은 다시 수면위로 부상했다.

S-Oil은 지난 4월 3조5740억원을 투자해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하루 48만배럴 규모의 제2 정유공장을 짓겠다고 밝혔으며 건립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자사주 매각이 필요한 상황이다.

롯데그룹은 호남석유화학, KP케미칼, 롯데대산유화 등 석유화학 3사를 거느리고 있어 S-Oil과 업무 연관성이 뛰어나며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어 가장 유력한 S-Oil 자사주 인수 기업으로 꼽혀왔다.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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