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표팀 라건아, '월드컵 모의고사' 앙골라전 맹활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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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4개국 국제농구대회 앙골라와 경기에서라건아가 원핸드 덩크 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뉴스1]

한국농구대표팀 센터 라건아(30·울산 현대모비스)가 ‘월드컵 최종 모의고사’에서 맹활약했다.

4개국 친선대회서 2패 뒤 첫승 #31일 월드컵 나이지리아 가상상대 #폭행시비 라건아, 묵묵히 경기소화 #18점-12리바운드 올리며 골밑 지켜

한국남자농구대표팀(FIBA랭킹 32위)은 27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앙골라(39위)와 ‘현대모비스 초청 4개국 친선대회’ 3차전에서 91-76으로 승리했다. 앞서 한국은 지난 24일 리투아니아(6위)와 1차전에서 29점차 대패를 당했고, 25일 2차전에서 체코(24위)에 8점 차로 졌다. 최종 3차전에서 앙골라를 이기며 1승2패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은 오는 31일 중국에서 개막하는 2019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5위)·러시아(10위)·나이지리아(33위)와 B조에 속했다. ‘나이지리아 가상상대’ 앙골라를 이겼다. 앙골라는 농구월드컵 D조에 속했다.

귀화선수 라건아는 이날 18점, 12리바운드를 올리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17점을 기록한 이승현(고양 오리온)과 함께 골밑은 든든히 책임졌다.

2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초청 4개국 국제농구대회 한국과 앙골라의 경기. 한국 라건아가 볼을 다투고 있다. [연합뉴스]

1쿼터를 21-24로 마친 한국은 2쿼터에 라건아가 골밑을 장악하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라건아는 상대돌파를 블록슛으로 막아냈다. 속공찬스에서 허훈(부산 kt)의 패스를 받아 호쾌한 원핸드 덩크슛도 터트렸다. 헐크처럼 포효했다.

이승현은 신장 1m90cm 이상이 즐비한 앙골라를 상대로 힘에서 밀리지 않았다. 수비에서 궂은일을 도맡았고, 득점도 차곡차곡 올렸다. 가드 허훈도 빠른 돌파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전반을 46-43으로 뒤집은 한국은 3쿼터 초반, 상대의 올코트 프레스에 잠시 고전했다. 하지만 이정현(전주 KCC)의 3점슛, 김선형(서울 SK)의 개인기에 이은 돌파로 점수차를 벌렸다.

2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초청 4개국 국제농구대회 한국과 앙골라의 경기. 한국 이승현이 수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4쿼터에는 5명 전원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다양한 공격을 펼치는 ‘모션 오펜스’로 앙골라를 공략했다. 한국은 리드를 이어간 끝에 15점차 승리를 따냈다. 앙골라의 윌리엄 브라이언트 감독은 “한국에서 가장 인상적인 선수는 라건아”라고 말했다.

한편 라건아는 지난 25일 체코전 후 경기장 주차장에서 시비가 붙은 경기장 직원을 밀쳐 넘어뜨려 논란을 빚었다. 라건아는 다음날 피해자를 찾아가 사과하고 합의했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사죄한 라건아는 앙골라전을 묵묵히 소화했다.

김상식 한국 감독은 경기 후 “해서는 안될 행동을 했다. 본인도 많이 느꼈으리라 본다. 코트 밖에서 지켜야하는게 있다”면서 “본인이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 열심히하겠다고 이야기하더라. 격려보다는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경기력을 올리기 위해 열심히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월드컵을 앞둔 이정현은 “전력상 열세고 높이도 밀린다. 적극적으로 프레싱하고 슛찬스 만들고, 실점해도 얼리 오펜스하는게 유일하게 1승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외곽슛도 터져야한다”며 “라건아가 밀릴줄 알았는데 중간에서 잘버텨줘서 해볼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월드컵에서는 전투적으로 임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인천=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