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 요즘 꽃꽂이는 찻잔으로, 물컵으로 아담하게, 앙증맞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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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꽂이를 하는 여심(女心)은 꽃보다 아름답다. 마음속 번뇌를 정화하면서 아름다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야말로 창조자의 그것에 근접한 모습 아닐까. 꽃꽂이에도 트렌드가 있다. 화병에 꽃을 가득 채워 꽂는 것은 옛날식. 작게, 소박하게 모아 꽂는 것이 요즘 유행하는 방식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찻잔.와인잔.물컵을 간소하면서도 멋스러운 꽃꽂이 소품으로 변신시켜 보자.

(1) 찻잔

# 서양란 물에 띄우기

꽃잎이 넓은 서양란은 넓은 유리 볼이나 접시에 띄우는 것이 가장 대표적이다. 꽃을 완전히 물에 띄우지 않고 입구가 좁은 물잔에 비스듬히 담그면 또 다른 느낌을 준다. 너무 단조로워 보인다면 동그란 나뭇잎을 컵 아래에 받쳐 컵 받침처럼 연출한다. 하나보다는 2~3개 정도 나란히 놓는 것이 예쁘다.

▶재료=미니 반다 2송이, 갈락스(동그란 나뭇잎) 2장

▶만들기=서양란의 꽃만 떼어 꽃이 반쯤 물에 잠기도록 비스듬히 띄운다. 동그란 나뭇잎은 컵 받침처럼 컵 아래에 장식한다. 난이도 ★★

# 큰 꽃송이 한쪽으로 모으기

송이가 큰 꽃 하나를 컵의 한쪽으로 모아 여백 있게 꽂는 것이 요즘 스타일이다. 잔잔한 꽃이 모여 하나의 큰 송이를 만드는 꽃 역시 같은 방법으로 꽂는다.

▶재료=부바르디아(잔꽃) 2송이, 유칼립투스(잎) 1줄기

▶만들기=컵 위로 꽃이 나오도록 부바르디아를 짧게 잘라 컵 한쪽에 꽂는다. 꽃보다 약간 길게 유칼립투스 잎을 잘라 꽃 옆에 꽂아 완성한다. 난이도 ★★☆

(2) 커피잔

# 미니 칼라 뉘기

입구가 넓은 커피잔은 꽃을 꽂는 용도보다 띄우는 용도에 더 알맞다. 꽃잎이 넓은 서양란이나 초록 잎을 띄워도 좋지만 줄기가 긴 칼라를 뉘어서 담가도 멋스럽다. 이 나간 커피잔이나 입구 넓은 국그릇을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 식탁용 센터피스로 활용해도 손색없다.

▶재료=미니 칼라 2송이

▶만들기=뻣뻣한 칼라 줄기가 커피잔에 잘 휘어 들어가도록 손으로 줄기 부분을 마사지해 준다. 적당한 길이로 줄기를 자른 다음 커피잔에 넣고, 물을 붓는다. 난이도 ★

# 화분 꽃꽂이

꽃의 키를 맞추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꽂는 화분꽂이 역시 유행이다. 마치 화분에서 자란 식물처럼 듬성듬성 꽂는 방법. 입구가 넓은 커피잔을 이용할 때는 꽃이 움직이지 않도록 테이핑 처리를 한 뒤, 비슷한 길이로 꽃을 잘라 소박하게 툭툭 꽂는다. 이때는 잎이 많은 꽃을 골라야 적은 양으로도 풍성한 느낌을 준다.

▶재료=살비아 3줄기, 스카비오사 2송이

▶만들기=커피잔 위에 스카치테이프를 격자 모양으로 붙인다. 사이사이에 잎이 풍성한 살비아를 짧게 잘라 여백이 보이지 않도록 채워 꽂는다. 연보라색의 스카비오사를 짧게 잘라 포인트를 준다. 난이도 ★★

(3) 와인잔

# 수국 물에 담그기

와인잔에 슬러시를 담은 것 같은 모양으로, 가장 쉽고 간단하다. 수국은 물에 꽂는 것보다 담가두면 더 오래간다. 키가 큰 와인잔에는 높게 꽂는 것보다 잔 속에 꽃이나 잎을 넣어 심플하게 연출하는 것이 요즘 스타일. 꽃잎이 겹쳐진 꽃은 꽃잎 사이에 물이 고여 쉽게 썩기 때문에 서양란이나 수국처럼 홑잎 꽃을 선택한다.

▶재료=분홍 수국 1송이, 진분홍 수국 1송이, 리본 약간

▶만들기=와인잔에 들어가기 좋은 크기로 수국을 자른다. 잔에 수국을 넣은 다음 물을 적당량 채우고 리본으로 장식하면 완성. 난이도 ★

# 싱글 거베라

로맨틱한 분위기의 와인잔에는 보통 작은 꽃을 툭툭 잘라 모아 꽂는다. 작은 꽃 대신 송이가 큰 꽃을 이용, 호엽란으로 와인잔을 감아 내리면 오히려 모던한 느낌을 낸다. 투명한 컵 라인보다 호엽란의 곡선 라인이 눈에 띄기 때문. 식탁 위에 하나만 올려 심플하게 장식하거나 3개 이상을 나란히 올려 화려하게 멋을 내도 좋다.

▶재료=거베라 1송이, 호엽란 3줄기

▶만들기=호엽란 3줄기를 모아 잡고 와인잔의 안쪽에 스카치테이프로 붙인 다음 와인잔을 감아 내린다. 와인잔 깊이에 맞춰 거베라를 잘라 호엽란 사이에 꽂는다. 난이도 ★★

(4) 물컵

# 잎으로 컵 속 장식하기

나선형 무늬가 있는 물컵에 호엽란을 넣어 줄무늬를 강조했다. 나뭇잎이 심심한 투명 물컵을 장식하기도 하지만 식물 줄기나 컵 속에 넣은 돌이 보이지 않도록 깔끔하게 가려 주는 역할도 한다. 그린과 어우러져 시원하게 보이도록 색깔 있는 꽃보다 잎사귀 꽃을 매치해 심플함을 강조했다.

▶재료=안시리움 1송이, 호엽란 5줄기, 흰색 돌멩이 5개

▶만들기=호엽란을 손가락에 감아 동그랗게 만 뒤 컵 안에 넣는다. 컵 바닥에 작은 돌멩이를 몇 개 넣은 다음 물을 채운다. 안시리움을 잘라 컵 깊숙이 사선으로 꽂는다. 난이도 ★☆

# 미니 부케 꽂이

요즘은 서너 가지 꽃을 섞어 구 모양으로 볼륨 있게 꾸민 부케 꽃다발이 인기다. 심플한 일자 라인의 모던한 컵이라도 미니 부케를 만들어 통째로 꽂으면 로맨틱하게 연출할 수 있다. 초보자라면 두 가지 꽃을 단순하게 섞어야 실패 확률이 작다. 보라+블루, 화이트+핑크, 옐로+오렌지가 기본적인 컬러 매치.

▶재료=리샨셔스(진보라) 9송이, 옥시펜타늄(하늘색 별 모양 꽃) 5줄기

▶만들기=송이가 큰 리샨셔스 하나를 중심으로 구 모양이 되도록 꽃을 모아 잡는다. 군데군데 옥시펜타늄을 약간 키가 높게 넣는다. 줄기 부분을 끈으로 묶어 미니 부케를 만들어 컵에 꽂는다. 난이도 ★★★

김자은 레몬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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