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日 경제보복에 팔짱만 낀 미국, 우리에게 너무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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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연합뉴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연합뉴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미국이 한일 갈등 중재에 소극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미국은 우리에게 너무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박 의원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이 안보와 경제를 무시하고 그러한(소극적 중재) 태도를 보이는 것에 굉장히 불만스럽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달 16일, 방한한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한일 갈등 중재에) 개입을 하겠다고 했다가 일본에 가서 태도를 바꿨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아무리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이 필요하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 푸들 노릇을 한다 하더라도 한국과 미국은 어떻게 됐던 한미동맹으로 맺어져 있다.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도 한국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나라"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지금 소극적이다. 미국은 우리에게 '지소미아(GSOMIA)를 파기하지 말라'고 하는데, 그러면 일본에도 '보복 제재 취소해라' 최소한 이렇게 이야기해주는 것이 좋지 (않느냐)"며 "우리만 일방적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굉장히 미국도 미국답지 못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소극적 태도가 결국 미국 안보와 경제 문제로 되돌아갈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일본의 경제보복에 미국이 팔짱만 끼고 있으면 미국 안보와 경제에 부메랑으로 돌아간다"며 "만약 지소미아(GSOMIA)를 폐기했을 때 한·미·일 안보도 문제가 되겠고, 반도체 시장이 전 세계를 흔들어 미국에도 막대한 경제적 차질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렇게 안보와 경제를 무시하고 미국이 그러한 (한일 갈등 중재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것이 굉장히 불만스럽다. 미국이 어떻게 미국답지 못한가"라고 거듭 꼬집었다.

박 의원은 미국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볼턴 외교안보보좌관에 이어 미 신임 국방장관이 방한해 '방위비를 더 내라', '호르무즈 파병해라' 요구한다. 또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INF) 파기시켜서 아시아에 중거리 미사일 배치하겠다고 하는데, 한국에도 틀림없이 배치할 거다. 그러면 제2의 사드 사태가 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코앞에 4대 강국이 있다. 지정학적으로 도랑에 든 소"라며 "우리는 미국 풀도 먹어야 하고, 중국 풀도 먹어야 하고 일본 풀도 먹어야 하는데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 우리는 미국 풀만 먹으며 살 수는 없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미국이 미국답게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경제 질서를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미국이 미국일 때 우리는 존경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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