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중 반려견 학대' 유튜버…경찰 수사 받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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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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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방송을 하는 유튜버가 인터넷 방송에서 반려견을 때리는 등 동물을 학대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유튜버 A씨를 동물 학대 혐의로 내사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유튜버 A씨는 지난 26일 자신이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에서 반려견을 침대로 패대기치거나 머리를 손바닥으로 수차례 내려치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10시47분쯤 '유튜브 생방송을 보고 있는데 (A씨가) 강아지를 잡고 안면부를 5~6회 가격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폭행 장면을 직접 확인하지 못해 A씨에게 “폭행을 하면 안 된다”고 전달했다. 이어 신고자가 보낸 'A씨가 방송 중 반려견을 폭행하는 영상'을 본 뒤 이를 토대로 사건 발생보고를 올렸다. 경찰이 현장에 충돌했을 당시에도 A씨가 동물학대를 했다는 신고가 추가로 들어왔다고 한다.

게임 방송 유투버가 자신의 반려견을 학대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유튜브 캡쳐]

게임 방송 유투버가 자신의 반려견을 학대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유튜브 캡쳐]

A씨는 이날 자신의 인터넷 방송에서 출동한 경찰에게 “내 강아지 내가 때려서 키우는 게 잘못하는 거예요? 내 재산이에요. 내 마음이에요”라며 동물 학대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경위는 내사가 좀 더 진행돼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방송 영상 등을 토대로 동물 학대 혐의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동물학대 처벌해달라” 국민청원 

지난 29일 동물 학대 처벌을 강화하고 유해 유튜브 단속을 강화해달라는 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왔다.[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쳐]

지난 29일 동물 학대 처벌을 강화하고 유해 유튜브 단속을 강화해달라는 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왔다.[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쳐]

방송에서 A씨가 반려견을 학대하는 장면을 본 네티즌들은 A씨의 방송 영상에 댓글로 '동물협회에 신고하겠다' '동물 학대로 곧 경찰서에 가게 될 것' 등 A씨의 동물 학대 행위를 비판하는 댓글을 달았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지난 29일 ‘동물 학대 처벌 강화 그리고 유해 유튜브(유튜버 ***) 단속 강화 청원’이라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30일 오전 11시 현재 6만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유투버 *** 동물학대 처벌 촉구합니다.(동물보호법 강화!)’라는 청원 글도 뒤이어 올라왔다.

동물자유연대, 고발장 제출 

게임 방송 유투버가 자신의 반려견을 학대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유튜브 캡쳐]

게임 방송 유투버가 자신의 반려견을 학대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유튜브 캡쳐]

한편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29일 유튜버 A씨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 성동경찰서에 접수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A씨의 동물 학대 행위는 자극적인 소재를 활용해 관심을 끌려는 행위"라며 “자신의 반려견을 대상으로 상습적인 동물 학대 행위를 일삼고 있는데 이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송으로 확인된 것 이상으로 심각한 수준의 동물 학대 행위가 이뤄지고 있을지 모른다” 며 A씨에 대한 조속한 조사와 법적 처벌을 요청했다.

동물자유연대 측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월에도 개인 방송에서 반려견에 욕설을 퍼부으며 집어던지고 발로 차고 쉼을 쉴 수 없도록 누르는 등 학대행위를 했다. 동물자유연대 측은 지난 1월 A씨를 상대로 동물 학대 혐의로 고발했으나 A씨에 대한 합당한 조사나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A씨의 혐의 내용이 서울 성동경찰서에 접수된 고발장과 동일한 내용인 것이 확인되면 협의를 거쳐 수사 주체를 조정할 예정이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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