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광천국 아프리카 가나, 어쩌다 수은중독 늘어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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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선 기자

가나의 불법 금광채굴업자가 지하에서 금이 포함된 흙을 파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서아프리카 가나는 다양한 광물이 존재하는 나라다. 특히 금은 남아프리카에 이어 2위, 세계 11위의 매장량을 자랑한다.
현지에는 외국 자본이 들어와 세운 규모가 큰 금광 채굴업체를 비롯해 소규모 무허가 업체까지 난립한 상태다. AP통신은 이와 관련해 정부의 규제를 벗어나 있는 소규모 채굴업체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서소문사진관]

가나의 불법금광채굴업자가 지하에서 금이 포함된 흙을 파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통신은 24일(현지시간) 불법 무허가 업체들이 흙에서 금을 분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은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관련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해부터 촬영됐다.

가나의 불법 금광채굴업자들이 수은을 이용해 흙에서 금을 분리해 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흙에서 금을 분리하기 위해서는 골재 채취기를 비롯한 여러 단계의 순환과정이 필요한 설비를 갖춰야 한다. 하지만, 영세업자들은 이렇게 들어가는 경비를 줄이기 위해 환경 오염을 일으키는 수은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수은을 사용해 흙에서 금을 분리해 내고 사용한 찌꺼기를 그대로 강물에 흘려보낸다. 또 이들은 수은뿐만 아니라 청산가리 등 여러 가지 독극물까지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토양과 식수원이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다는 것이다.

가나의 불법 금광채굴업자들이 수은을 이용해 흙에서 금을 분리해 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는 기준치 이상의 수은이 인체에 흡수되면 신경계는 물론 소화기, 면역계를 비롯해 폐와 신장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같은 불법적인 채굴업자들의 증가는 중국인들이 몰려들면서 더욱 가속화됐다고 현지 언론은 보고 있다.

가나의 불법 금광채굴업자들이 수은을 이용해 흙에서 금을 분리해 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사업 확장을 위해 2000년부터 2015년까지 31억 7000만 달러(약 3조 5500억원) 규모의 차관을 가나에 제공하고 유전 탐사, 전력 개발, 광물 채굴 등 다양한 산업에 자국 기업을 진출시켰다. 이 과정에 70만명의 중국인이 가나로 몰려갔다. 중국인들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불법 채굴업체와 손을 잡고 금을 확보하고 나서면서 가나에서의 소규모 무허가 채굴업체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가나 정부는 불법업체와 손잡은 중국인들을 '약탈' 수준이라 보고 집중적인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