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 숲길' 고양이 학대한 뒤 살해한 30대 남성 체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3일 잔혹하게 살해된 고양이 '자두'(왼쪽)의 생전 모습, 경의선 숲길 고양이 사건으로 체포된 30대 남성. [사진 인스타그램·SNS]

지난 13일 잔혹하게 살해된 고양이 '자두'(왼쪽)의 생전 모습, 경의선 숲길 고양이 사건으로 체포된 30대 남성. [사진 인스타그램·SNS]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 부근에서 화단에서 쉬고 있던 고양이를 잔혹하게 학대한 뒤 살해해 공분을 산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8일 오후 고양이를 죽인 뒤 사체를 내다 버린 30대 남성 A씨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주거지에서 체포했다. 그는 고양이를 학대하고 사체를 경의선 숲길 인근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13일 오전 8시쯤이었다. 경찰은 당시 경의선 숲길 근처의 한 맥주 가게 앞에서 학대를 받다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고양이 사체가 인근에서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이 고양이는 해당 가게에서 기르던 고양이 '자두'로 확인됐다.

다음날인 14일 온라인에서는 고양이가 한 남성의 손에 살해당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확산하면서 공분을 샀다.

'자두'의 주인은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저는 아직도 그 영상을 못 본다"며 "사건이 발생한 날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오후 2시에 가게로 출근했는데 고양이들이 밥을 달라며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가게 주인은 CCTV를 통해 한 남성이 고양이에게 다가온 것을 확인했다.

그는 "충격을 받아서 거기까지만 봤다"며 "112에 신고했더니 이미 신고가 돼 있더라. 학대 장면을 위(건물 위층)에서 녹화한 학생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주인은 "고양이의 이름은 자두"라며 "자두는 사람 손을 타던 애라, 그 사람이 와도 그냥 가만히 쳐다만 보고 있어서 이런 봉변이 일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