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측이 가사도우미에 보낸 편지 “아줌마 수입 얼마 안되잖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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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은 김준기 전 DB그룹(옛 동부그룹) 회장. 오른쪽은 16일 JTBC가 공개한 김 전 회장 사촌동생 김모씨가 가사도우미 A씨에게 보냈다는 편지 내용. [연합뉴스·JTBC]

사진 왼쪽은 김준기 전 DB그룹(옛 동부그룹) 회장. 오른쪽은 16일 JTBC가 공개한 김 전 회장 사촌동생 김모씨가 가사도우미 A씨에게 보냈다는 편지 내용. [연합뉴스·JTBC]

김준기 전 DB그룹(옛 동부그룹) 회장이 가사도우미를 성폭행한 혐의로 추가 고소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김 전 회장 사촌 동생이 가사도우미에게 최근까지 여러 번 합의를 시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6일 JTBC는 김 전 회장의 사촌 동생인 김모씨가 지난 5월 23일 가사도우미 A씨에게 보냈다는 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JTBC 캡처]

[JTBC 캡처]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아줌마 보세요”라는 말로 편지를 시작하며 “회장님께 국제전화로 상의 드렸더니 판사와 검사가 의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줄 수 있는 한 다 주라고 하셨다”고 했다.

또 “회장님 변호사들이 공탁금을 걸고 무고와 손해배상으로 고소하면 아줌마는 돈 주고 변호사를 써야 하고 설사 회장님이 유죄가 된다고 해도 손해배상액이 아줌마 수입이 얼마되지 않기 때문에 보상액이 1000만원 내외가 될 것”이라고 했다.

편지에는 “더 줄래야 더 줄 수 없는 금액 3억을 요구해서 대단히 답답했다”는 대목도 나온다.

이에 대해 A씨는 “그런 사실이 없다”며 반박했다.

A씨는 “김씨가 편지 다섯통을 보내고 집까지 직접 찾아오거나 수시로 전화해 압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고 JTBC는 전했다.

김 전 회장 측은 “A씨가 추가로 돈을 요구했기 때문”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김 전 회장은 이번 사건으로 A씨에게 합의금을 줬는데 추가로 거액을 요구하려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A씨가 제기한 성폭행 의혹에 대해선 “합의된 관계였다”고 밝혔다.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별장 가사도우미로 일하던 A씨로부터 성폭행과 성추행 혐의로 지난해 1월 고소당했다. 김 전 회장은 그보다 앞선 2017년 9월에도 여비서를 상습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김 전 회장은 여비서 상습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알려진 지 2일 만에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질병 치료를 이유로 2017년 7월 말 미국으로 출국한 그는 현재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그의 여권을 무효로 하고 그를 지명수배하는 한편 인터폴에 공조수사를 요청한 상태다.

경찰은 지난해 5월 김 전 회장의 가사도우미 성폭행 건과 여비서 성추행 건 모두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보낸 상태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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