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ICT산업 국제가치사슬 교란” 일본 정부에 규제 철회 건의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일본 정부의 수출 제재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일본 경제산업성에 전달했다고 15일 밝혔다. 전경련은 건의서 발송 배경에 대해 “일본 정부가 이달 초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품목에 대한 한국으로의 수출규제를 적용한 데 이어 수출무역 관리령 개정을 통해 규제 품목을 추가 확대하려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어 일본 정부가 규제 철회에 나서달라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소재 수출→한국 부품생산 #미·EU가 제품화 사슬에 악영향”

전경련은 일본 경제산업성에 수출규제를 철회해야 하는 5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국제가치사슬 교란 ▶일본 기업·경제 영향 가능성 ▶일본의 대외 이미지·신인도 영향 ▶정경분리 기조 약화 ▶동아시아 안보 공조체제 불안 등이다.

전경련은 “ICT 산업은 일본(소재 수출)→한국(부품생산)→미·중·EU(제품화)의 가치사슬이 있다”며 “한국 업체의 반도체 생산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 업체뿐 아니라 글로벌 ICT 기업에도 악영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일본 수출 제재가 국가 이미지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경련은 건의서에서 주장했다. 전경련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는 지난 65년간 공들여 쌓아온 자유무역의 선도자라는 일본의 이미지와 신뢰에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며 “지난 6월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동성명서에서도 ‘자유롭고 공평하며 무차별적이고 투명한 무역과 투자환경’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 바 있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정경분리 원칙과 동북아 안보동맹을 위해 일본이 수출 제재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전경련은 한국 정부를 상대로 다양한 정책 건의서 등을 제출했다. 하지만 외국 정부에 건의서를 제출한 건 이례적이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