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분 민준미술권 다시 뭉칠기미|민미협·민미련 9월중에 통합원칙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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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강령규약등 3특위구성 준비작업>
양분돼있던 민중미술권의 통합움직임이 최근들어 급진전되는 모습을 보이고있다.
민족미술협의회(민미협)와 민족민중미술운동 전국연합건설준비위원회 (민미연건준위)는 이달초 대표단 회의를 열고 전국적인 미술가 대중조직의 구축을 전제로 적어도 9월까지는 두단체를 통합시킨다는 원칙에 최종합의했다. 이들 두단체의 통합원칙 합의는 민미연건준위의 홍성담·정하수·차일환씨등이 구속되고 송문익·송만규씨등이 수배되는등 공안정국의 회오리가 민중미술계에 몰아치고있는 가운데 이루어진 것이어서 한층 주목을 모으고 있다.
민미연건준위는 민미협내에서도 다소 급진적 견해를 표방하던 일부 젊은 회원들이 이념상의 견해차를 내세워 작년11월 민미협을 이탈, 새로 발족시켰던 미술단체. 이들은 당시 민미협이 ▲지역미술및 진보적인 청년학생미술운동을 견인하지 못하고있고 ▲내부의 권위주의로 인해 민중미술운동의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으며 ▲현장성을 결여한채 전시장 중심의 소시민적 미술활동에 머물러있다는등의 강한 불만을 표명하고 부산미술운동연구소·광주시각매체연구소·미술운동집단가는패등 몇몇 지역미술단체들을 규합, 민미연건준위를 결성했던 것으로 알러져있다.
민미연건준위는 출범이래 주로 대학쪽과 연계하면서 집회·시위에 사용되는 걸개그림·깃발그림등을 비롯해 벽보·판화·벽화·만화·옷그림등의 다양한 매체를 동원, 사회적 발언이 강조되는 현장위주의 운동을 펴왔다. 평양축전에 슬라이드를 보냄으로써 홍성담·정하수·차일환씨등의 구속사태를 몰고왔던 초대형 걸개그림 『민족해방운동사』는 민미연건준위의 의식일반과 작업방식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작품.
민미협과 민미연건준위의 통합논의가 일기 시작한 것은 건준위가 결성되고 한달여쯤 지난작년 12월말부터. 차기총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민중미술권의 역량 결집을 위한 조직통합의 필요성을 느낀 민미협측이 지난 1월말 총회준비위원회 산하에 조직통합소위를 설치하고 건준위측에 양자통합을 위한 화합을 가질것을 제안했다.
현재 양단체는 통합을 전제 ,9월의「전국민족미술인협의회」(가칭) 창립총회를 앞두고 강령규약·재정·총회실무의 3개특위를 구성해 준비를 진행시키고있으나 최근에 밀어닥친 민미연건준위 미술인들의 구속·수배사태로 협의회창립은 다소 시일이 연기될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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