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100인 시조집 … 21일 합동 출판기념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현대시조 100주년 관련 행사 중 특히 눈길이 가는 게 있다. 시조의 날 선포식이 끝나자마자 열리는 '현대시조 100인 시조집'(태학사) 합동 출판기념회다. 현대시조를 대표하는 100인의 개인 시집이 완간된 것을 축하하는 자리다.

그게 대수냐고 물을 수 있다. 그러나 시조계에선 그렇다. 최근 출간되는 시조시집 대부분이 자비 출판이고, 출간된 시집의 대부분이 팔리지 않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분명 의미 있는 일이다. 시집은 최남선.이병기.안자산.이은상.조운.김상옥 등 현대시조 1세대부터 1980년대 이후 등단한 박기섭.이정환.정수자씨 등까지 주요 시조시인을 망라한다.

기획은 98년 여름께 시작됐다. 시집 출간을 주도한 '열린 시학'의 이지엽(경기대 교수) 주간은 "서점에서 시조집을 구하는 것조차 거의 불가능한 상태를 개선하는 게 일차 목표였다"고 회고했다. 그래서 시조시인들을 중심으로 '우리 시를 사랑하는 모임'이 꾸려졌다. 회원 600명이 모였고 매달 5000원씩 회비를 걷기도 했다. 드디어 2000년 11월 첫 시집 세 권이 출간됐다. 윤금초.이해완.서연정씨의 작품집이다. 시리즈 43번째인 유재영씨의 시조집 '햇빛시간'은 4000부쯤 팔려나갔다.

이름은 '100인 시조집'이지만 완간되는 시집은 모두 101권이다. 한국시인협회장을 맡은 오세영 시인이 시리즈에 포함되면서 한 권 더 늘어났다. 현재 76권이 출간됐고 나머지 25권은 20일 나온다. '100인 시조집'은 시조를 공부하려는 많은 이들에게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중앙 시조백일장 월별 장원의 한결같은 대답이었다.

손민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